법원이 또다시 2012년 방송의 공정성 보장을 요구하며 170일간 파업을 벌였던 MBC 노조의 행동이 정당했다고 판결했다. 서울고등법원 제2민사부(재판장 김대웅)는 지난달 29일 정영하 전 MBC 노조위원장 등 4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확인 소송에서 사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지난해 1월 방송사의 공정방송 의무가 근로조건에 해당한다는 1심 판결과 동일하게 2012년 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이다. 기자협회보는 항소심 판결에 대한 해직 언론인 6명의 소감을 정리했다. 

강지웅 전 사무처장
“민주주의와 자유언론에 대한 갈망이 큰 시점에 단비 같은 판결이 내려졌다. 신뢰가 추락한 MBC 현 상황을 보면 가슴이 참 아프다. 하지만 분명 조금씩 되찾아오고 있다. 시련과 상처를 밟고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믿고 기다려 달라.”

박성제 기자
“1심과 변하지 않은 판결은 공정방송을 위한 언론인들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 확인시켜준 것이다. 2012년 해고 당시 김재철 사장이 있었지만, 지금 복직 판결을 수행할 모든 책임은 안광한 사장에게 있다. 양심이 있다면 남은 임기 동안 MBC 정상화에 힘써야 한다.”

“2012년 파업은 언론을 장악하려는 경영진과 정권에 대한 정당한 싸움이었다고 법원이 인정했다. 1심에서 모두 승소했고, 2심 첫 승소다. 7일 업무방해 2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제 정권에서 분명히 사과하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한다.”

정영하 전 위원장
“파업이 끝나고 3년이 지났는데도 바깥을 배회하는 조합원들을 마주하며 마음이 늘 아팠다. 하지만 바뀌지 않는 하나가 있다. 2012년 우리가 저항했던 이유다. 법원은 시종일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진정과 긍정의 힘으로 MBC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

최승호 PD

“해직자만이 아닌 언론인 전체를 위한 판결이다. 언론인들이 불공정한 정치권력의 외압에 주저앉는다면 스스로 정당한 권리와 의무를 행하지 않는 것이다. 공정방송을 요구한 파업은 정당하며 언론노동자들의 저항권을 법적으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솔직한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