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끝내 거부한 유족들은 대한민국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과 등을 지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일보 17일자 사설 <대통령 거부한 세월호 유족들, 대한민국과 등지겠다는 건가>의 일부다.
박 대통령은 16일 세월호 1주기에 유가족과 만나지 못했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진상규명에 미온적인 정부에 항의하는 뜻으로 현지 분향소를 임시 폐쇄하고 자리를 떴다. 박 대통령은 빈 방파제 위에서 “빠른 시일 내에 세월호 선체 인양에 나서겠다”는 내용의 대국민 발표문을 읽고 25분 만에 떠났다.
진도 팽목항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희생자·실종자 가족의 외면을 받은 것에 대해 조선일보 사설의 논조는 한마디로 ‘대통령은 할 만큼 했다. 유족들이 왜 몰라주느냐’였다. 사설은 근거로 박 대통령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개정 지시와 선체 인양 결정을 들었다.
조선일보 사설과 달리 중앙, 한겨레, 한국일보의 사설은 세월호 문제를 바라보는 정부의 진정성 없는 모습에 세월호 유족들이 대통령을 외면했다고 해석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세월호 1주기에 배척당한 정부, 진정성이 문제>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일부 조항을 보완해서 될 수준이 아닌데도 정부는 땜질처방으로 넘어가려 한다”며 “인양문제도 시간을 끌다 여론이 인양 쪽으로 기울자 마지못해 적극 검토로 돌아섰다. 그것도 대통령과 주무장관, 실무자들 말이 다르니 정부의 진정성을 믿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세월호 추모 거부당한 대통령과 국무총리>사설에서 “청와대는 1주기를 앞두고도 ‘대통령은 민간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등 의전에 얽매여 갈팡질팡하면서 신뢰를 잃었다. 대통령이 며칠 전에라도 ‘나는 그날 팽목항에 있을 것’이다고 한마디만 했더라면 어땠을까”라고 했다.
중앙 사설은 “유가족들이 여전히 분노 속에 사는 건 나라가 충분히 그 슬픔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구심을 품고 있기 때문일 거다”며 “대통령이 이번 남미 순방길의 긴 시간 동안 ‘팽목항의 냉대’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 귀 기울여 주는 대통령의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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