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2015 세계기자대회’ 개막 첫날 ‘분단 70년, 한반도의 통일을 생각한다’ 콘퍼런스가 열렸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지낸 박진 한국외대 석좌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콘퍼런스에서 한국, 중국, 러시아, 영국, 뉴질랜드 5개국 참가자들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남북 대화 재개와 경제적 협력 확대를 촉구했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하태원 동아일보 정치부 차장은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밝혔다. 동아일보와 아산정책연구원이 지난달 18~20일 19세 이상 1000명(응답률 13.2%)을 조사한 결과,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80.6%였고 대북특사 파견에 66.3%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현 정부 외교현안 1순위도 남북관계 개선(26.8%)이 꼽혔다.
하 차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신뢰에 기반한 남북관계 정책을 펼치겠다고 했지만, 집권 2년이 지난 현재 하나도 실행되지 않았다”며 “여론조사 결과는 현 정부의 남북관계 정책이 불만스럽고, 정상회담을 통해 호혜적인 남북관계 증진을 기대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3년 임기에 돌입한 대통령에게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지 않다. 남은 기간 무엇을 해야 할지 최우선 사안을 정하고, 창의적인 접근과 노력으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티모시 케이스 맥레디 뉴질랜드 NZ Inc 무역 특파원 “신뢰구축에 경제교류 중요”
뉴질랜드의 티모시 케이스 맥레디 NZ Inc 무역 특파원은 “통일에 대한 충격과 경제적 비용이 크다는 점에서 교역 이슈를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관계 강화와 신뢰 구축에 매우 중요하다. 통일은 장기적으로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앤드류 살먼 영국 프리랜서 기자 “언론, 북핵에만 관심 문제”
한반도 문제에 천착한 영국의 앤드류 살먼 프리랜서 기자는 북한 내부의 경제 변화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살먼 기자는 “한반도 미래에 대한 희망은 정치ㆍ외교가 아닌 비즈니스(경제)에 있다. 언론들은 북핵 문제만 관심을 갖고 보도하면서 이를 놓치고 있다”며 “북한은 1990년대 극심한 기아로 생존을 위해 시장을 형성했고 단둥과 선봉지구 등 외국과의 무역에 힘쓰고 있다. 아래로부터 이뤄지고 있는 변화를 바탕으로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맺고 북한이 변화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드레이 야슬라브스키 러시아 모스코브스키 콤소모레츠 편집인 “남북 화해협력 기대”
6자회담의 당사자인 중국과 러시아도 남북 간 ‘대화’를 촉구했다. 러시아 모스코브스키 콤소모레츠의 안드레이 야슬라브스키 외신부 편집인은 “러시아는 양국 대화의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고, 남북의 화해와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며 “안타깝게도 현재 남북은 대화가 단절됐다. 분쟁에 가담한 남북한 모두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5월 전승기념일 행사에 러시아는 박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했다. 모스크바에서 남북한 정상이 만나 분단 문제를 논의하고 합의점을 모을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장용 중국 인민일보 대외교류합작부 부국장 “핵 문제 교착상태 끝내야”
중국 인민일보의 장용 대외교류합작부 부국장도 “중국은 한반도 이슈의 평화적 해결 추진, 남북 간 교류 및 화해 지원, 한반도 평화 및 통일 과정 촉진에 있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핵 문제의 교착상태를 끝내고 화해를 이루기 위해 관계 당사자들의 마음가짐과 행동이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안보 개념과 이웃 국가들 간 관계 재고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의응답에는 네팔, 파키스탄, 프랑스, 불가리아, 멕시코 등 10여명의 기자가 북한의 핵문제와 세습 문제, 러시아의 역할, 통일 후 미군 주둔 문제, 한국 국민들의 인식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