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성주)가 29일 ‘‘안 알려주는’ MBC뉴스데스크‘라는 제목의 민주방송실천위원회 보고서를 내고 민생 관련 이슈에서도 ‘불친절한’ MBC 뉴스데스크의 문제를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연말정산’ 관련 뉴스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연말정산 관련 내용이 톱뉴스를 장식했다. 하지만 설명은 부족했다. 민실위보고서는 국민들의 불만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MBC뉴스데스크도 연말정산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했지만 그 원인이나 현상을 제대로 짚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9일 톱뉴스 등 2꼭지를 연말정산 관련 내용으로 보도했다. ‘‘13월의 세금’ 보완한다’ 제목의 톱뉴스에서는 연말정산 환급액이 줄면서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가 대책을 내놨다고 보도했고, 두 번째 뉴스에서는 여야 정치권 공방을 전했다.
민실위보고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논란이 불거졌는지, 왜 논란이 일어났는지, 논란의 현장이나 현상, 원인을 제대로 설명하거나 보여주는 내용은 없었다”면서 “논란이 본격화된 전날(18일)이나 그 전날(17일)도 MBC 메인뉴스에는 연말정산 논란을 설명하거나 보여준 보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뉴스의 당사자인 봉급생활자들의 ‘구색 맞추기’식 멘트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SBS와 KBS는 연말정산에 대한 직장인들 인터뷰와 사례, 논란이 불거진 원인, 불만 여론에 대한 정부 대책, 그에 대한 문제 제기 등을 보도했다.
20일과 21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MBC뉴스데스크는 20일 연말정산 논란이 확산되면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긴급 기자회견 소식을 전했고, 21일에는 연말정산 문제에 정부와 여당이 결국 소급 적용 계획을 내놨다고 밝혔다. 하지만 SBS와 KBS가 연말정산 파문 원인과 정부 주장, 대책 등을 구체적으로 다룬 것과 달리 이 역시 논란의 원인과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민실위보고서는 “공제 방식 비교와 논란의 원인 등을 이틀 먼저 보도했던 SBS와 KBS 등 타사 메인 뉴스는 소급 적용 대상 등이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과 절차를 거쳐 결정되는지, 또다른 문제는 없는지, 또 정부 방침과 달리 소급 적용을 관철시킨 당정 협의 과정이 어땠는지 그 배경을 해설하는 보도를 했다”고 밝혔다.
또 28일 지상파 3사가 모두 보도한 건강보험료 인상과 관련해 SBS와 KBS는 연말정산 파동으로 인해 ‘백지화’됐다고 보도한 반면, MBC만이 ‘개편 연기’라고 밝히며 ‘연말정산 트라우마’를 설명하지 않았다.
논란이 됐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KㆍY 수첩 파문’도 ‘불친절한’ 뉴스였다. 지난 12일 김무성 대표의 수첩에 적힌 ‘청와대 문건 파동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 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다’라는 내용이 보도되며 이니셜 대상에 관심이 쏠렸다. SBS는 13일 이를 보도했고, MBC는 14일 보도했다.
민실위보고서는 “MBC뉴스데스크는 14일 앵커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수첩 파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수첩 파문이 무엇인지’ 설명해주는 보도를 한 적이 없는데 ‘파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마치 속보 같은 멘트를 했다”고 밝혔다.
또 김무성 대표의 수첩에 적힌 내용을 발언한 것으로 드러난 음종환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민실위보고서는 “뉴스데스크는 수첩 파문의 주요 당사자인 음 전 행정관이 도대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면서 “SBS와 KBS 등 타사 메인 뉴스는 ‘음 전 행정관은 문건 파문 때 이른바 십상시로 거론된 인사이고, 친박계 의원들의 보좌관을 지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에 들어와 홍보수석실에서 일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관련 뉴스는 여전히 외면하는 양상을 보였다. SBS와 KBS는 메인뉴스에서 지난 9일 세월호 참사를 겪은 안산 단원고등학교의 졸업식 현장을 보도했지만 MBC 뉴스데스크는 보도하지 않았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6일 여야가 합의한 세월호 배상ㆍ보상 특별법과 관련해 ‘단원고 2학년 대입 특례 합의’라는 제목으로 피해가족 등의 여론을 수렴해 대입특례 내용이 포함된 것처럼 보도해 논란이 됐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MBC가 왜곡 보도를 했다며 8일 MBC에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는 항의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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