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블로그와 SNS에 예능국 이야기를 담은 만화를 연재했다가 해고를 당한 MBC 권성민 PD에 대한 ‘부당해고’ 파문이 커지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22일 부당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한 가운데 MBC가 타 언론사 기자들의 적법한 취재를 가로막아 논란이 되고 있다. MBC본부는 권 PD에 대한 인사위원회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MBC 또 해고…만화 연재 이유로 권성민 PD 해고)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성주)는 22일 오전 8시 서울 상암동 MBC사옥 경영센터 로비에서 권성민 PD의 ‘부당해고’를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MBC본부는 “개인양심 징계하는 해고를 철회하라”며 “징계남발과 해고강행을 일삼는 MBC는 무법천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권 PD는 잘못이 없다”며 “회사 명예를 실추시킨 부당해고를 철회하라”고 밝혔다.
피켓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사측은 이를 취재하던 기자들에게 갑자기 퇴거를 요구했다. MBC 청경대장은 피켓시위를 50여분간 지켜보던 타 언론사 기자들에게 갑자기 “미디어지 기자들이냐”며 “사옥에 들어올 수 없다. 나가달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이유를 물으며 항의하자 “노조원들인 줄 알았다”고 했다가 “노코멘트”라며 돌아섰다. 카메라 2~3대를 동원해 노조의 피켓시위를 채증하는 사측에게 취재기자들이 채증 이유를 물은 직후였다.
오전 9시경에 인사위원장인 권재홍 부사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기자들이 권 PD 해고에 대해 “한마디만 해달라”며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권 부사장은 묵묵부답이었고 순식간에 4~5명의 청경들이 기자들을 가로막았다. 이 과정에서 청경들은 “들어내라”며 기자들을 쫓아내려 했고 미디어오늘 기자는 사옥 밖으로 떠밀려 나갔다.
권 부사장은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바로 모습을 감췄고 경영센터 1층 출입문에는 두 명의 청경이 배치되며 오가는 사람들의 신분증을 검사하고 출입을 통제했다. 최종 인사권자인 안광한 사장은 10시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12년 예능국에 입사해 올해 입사 4년차인 권 PD는 지난해 5월 MBC의 세월호 보도를 반성하는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렸다는 이유로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지난해 12월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로 발령 난 지 한 달여 만인 21일 해고됐다.
예능국 PD들과 프로그램 제작 과정 등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만화 ‘예능국 이야기’를 개인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에 올렸는데 경인지사를 ‘유배’로 표현하고 김재철 전 사장의 발언을 인용한 것이 회사 명예를 실추시킨 해사행위라는 이유다. MBC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를 향한 근거 없는 반복 비방 등 해사행위는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억압이자 도발”이라며 “개인에 대한 집요한 표적 징계이자 감정에 치우진 부당 해고”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편, 한국PD연합회는 21일 ‘MBC는 PD 탄압을 당장 멈춰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부당해고를 취소하고 예능국 복귀를 촉구했다. 한국PD연합회는 “MBC가 권 PD를 해고한 것은 ‘명백한 보복’이자 표현의 자유에 대해 재갈을 물리려는 폭력”이라며 “권 PD의 해고는 전국 2800여 한국 PD연합회 회원들에 대한 해고다. MBC 경영진은 이 조치가 자신들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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