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대학교 그래디 칼리지 부설 제임스 콕스센터 디렉터로 있는 리 베커 교수는 오랫동안 미국 언론인들의 직업 환경에 천착했다. 1997년부터 매년 미국 82개 대학 신문방송학과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고용률과 연봉 등을 조사해 발표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본보는 지난 6월9일 미국 애틀랜타 애덴스에 위치한 조지아대학교 그래디 칼리지를 찾아 베커 교수를 만났다.
-미국 기자들의 근무환경은 어떤가.“임금은 미국도 낮은 편이다. 최근 10여 년간 특히 인쇄매체에서 일하는 기자들이 많이 줄었다. 언론사들은 오랫동안 근무한 비싼 인력을 내보내고 인건비 부담이 낮은 기자들을 고용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숙달된 기자들이 언론계를 떠나면 저널리즘의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나.“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젊은 기자들은 경험, 오랫동안 주제를 다루면서 생기는 통찰력, 한 직업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쌓이는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경우 40~50대 기자들이 뉴스룸을 채우고 있던데.“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시카고트리뷴, 유에스에이투데이 등은 예외적이다. 미국 언론환경에서 전형은 지역신문이다. 애덴스에서 발행하는 신문의 경우 기자들이 5~6명밖에 없다. 내가 17년 전 애덴스에 왔을 때 22~25명의 기자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이직했고 새로 온 기자들도 오래 머물지 않는다.”
-당신이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언론사에 갓 입사한 기자들의 직업 만족도가 50% 밖에 되지 않는데.“연봉이 영향을 미쳤을 것 같고, 직업환경도 좋지 않다. 다만 저널리즘 학과 졸업생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사했기 때문에 다른 직업을 찾은 학생들과 직접 비교는 어렵다고 본다.”
-미국 언론사의 복지혜택 추세는.“최근에 갓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에게 부담되는 요구가 많아졌다. 언론사는 상대적으로 적은 부분을 기여하고 있다. 건강보험이나 생명보험, 보육보험 등에서 기자들이 스스로 이 비용의 많은 부분을 지불하고 있다.”
-미국 언론사의 은퇴연금에 대해 설명해달라. “대체적으로 미국 언론사는 소셜 시큐리티와 개인연금 등 2가지 은퇴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소셜 시큐리티만으론 충분치 않고 개인연금이 보다 질 높은 삶을 보장한다. 소셜 시큐리티와 개인연금 모두 개인과 언론사가 각각 납부한다.”
-언론사 규모에 따라 지원하는 액수가 다르나.“연금은 복지 프로그램의 하나로 언론사마다 천차만별이다. 메이저 언론사들은 지원액이 크다. 좋은 언론사는 회사가 전액 지원하는 연금을 따로 갖고 있다.”
-기자들이 취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언론사가 어떤 부분을 지원해야할까.“명백한 해결책은 더 좋은 혜택이다.”
-언론의 공공적 역할을 고려했을 때 정부나 공공기관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굉장히 복잡하다.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편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 또한 좀 불편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일정 부분 필요하다. 저널리즘은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일반 대중들이 저널리즘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해결책이 대중에게 있다는 말의 의미는.“대중들이 나서 저널리스트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저널리즘 발전을 위한 세금법이 있다면 도움이 될 것도 같다. 언론사의 비영리화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저널리즘에 대한 대중의 지지와 대중의 저널리즘에 대한 중요성 인지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 애틀랜타=김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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