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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4년 8월17일 열린 한국기자협회 창립총회. 언론윤리위원회법 철폐 투쟁 과정에서 보여준 기자들의 단합은 한국기자협회를 창립하는 배경이 됐다.(사진=동아일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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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빛바랜 사진 한 장으로 남았지만 1964년 8월17일, 기자들의 단결은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언론자유 수호를 목청껏 외쳤고, 권력의 언론통제에 온몸으로 저항했습니다. 그러다 끌려가고 옥고를 치르고, 거리로 쫓겨나는 시련도 겪었습니다. 물론 적당히 타협하고 애써 외면하며 시류에 편승한 이들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흔들림에 꿋꿋이 견디며 부둥켜안고 싸워왔기에 한국기자협회 50년 역사는 도도한 물결이 되어 깊고도 멀리 흘러왔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안타깝게도 ‘기레기’가 기자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고통스럽지만 언론과 기자들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차갑습니다. 무엇보다도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해야 할까요? 냉소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에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시민 속으로 들어가 작지만 소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다하지 못한 말들을 대신해주는 저널리스트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언론자유는 ‘하고 싶은 말을 거리낌 없이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의지만 있으면 무엇이든 말할 수 있고, 쓸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할 말을 하고 쓸 것을 쓰고 있는가’ 자문해보면 부끄럽습니다. 언론을 통제하려는 ‘빅브라더’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권력 등 외부의 압력은 말할 것도 없고 이제는 뉴스룸 내부에서 누군가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문화가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고려말 선비 목은 이색은 제자가 글 쓰는 법을 묻자 ‘必言必言 必用必用 止矣’라고 답했습니다. “반드시 말해야 할 것을 반드시 말하고 반드시 쓸 것을 반드시 써야 한다.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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