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디지털 초판' 새로운 수익사업? 기사-광고 뒷거래?

조선·매경, 연120만원씩 판매…기사 유출 창구·'강매' 논란도


   
 
  ▲ 조선일보는 지난달 20일, 신문을 통해 온라인 초판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알렸다.  
 
조선일보와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국내 일부 신문사들이 온라인 초판 서비스를 시행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 유료화의 새로운 전략일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들이 비판 기사를 광고와 거래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12월23일 디지털초판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문 초판을 전날 저녁 7시에 스마트폰, 태블릿PC, PC 등 디지털 지면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온라인 유료화 서비스 ‘프리미엄 조선’이 기대만큼 유입 독자가 많지 않자 초판서비스로 마케팅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이 온라인초판 서비스를 시작하자 매경경제 역시 뒤따라 지난해 12월31일에 서비스(매일 저녁 6시30분)를 개시했다.

현재 언론사들의 온라인 초판 서비스 가격은 연 120만원이다. 기업에 따라서는 몇십 구좌씩 구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에 앞서 지난해 11월부터 온라인초판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경제는 조선과 매경이 연 120만원을 받자, 내달 1일부터 월 5만원을 10만원으로 조정해 연 120만원으로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결국 온라인 초판 서비스가 온라인 유료화의 대체재로 부분전환이 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반 독자를 상대로 한 B2C(Business to Customer) 서비스가 아닌 기업을 상대로 한 B2B(Business to Business) 서비스로 가고 있어 온라인 유료화에 대한 전략이 “실패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초판서비스도 기업에서 각 언론사 마다 이미 할당된 광고홍보비에서 배분하는 것으로 알려져 결국 실익이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유료화를 추진한 신문사들이 초판 서비스로 부분적 전환을 한 데 대해 △기업 비판적 기사 삭제 △타사로의 단독 기사 유출 등이 우려스러운 점으로 꼽히고 있다. 과거에 기업 홍보담당자들이 다음 날짜 신문 초판을 전날 저녁에 보기 위해 서울 광화문 근처 판매점에서 초판을 구매하며 기사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2005년 3월 7일 초판 발행을 중단했고, 2011년에 오탈자를 잡기 위해 사내용으로 초판 서비스를 부활시키기도 했다.

초판 서비스 당시 타사로의 단독 기사 유출도 부작용으로 거론돼 왔다. 한겨레신문의 경우 특종기사가 초판 PDF를 통해 유출돼 타사 1면에 게재되는 등 단독기사 유출문제가 발생하자 2011년 7월부터 초판 PDF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무엇보다도 기업들이 초판 서비스를 보고 기사를 “빼달라”며 기업광고를 해 언론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는 점이 지적된다. 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저녁 6~7시에 온라인 초판을 보느라고 홍보맨들이 밥도 못 먹으러 간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초판을 통해 자칫 오보가 될 수 있는 기사를 바로잡을 수도 있다”는 초판 긍정론도 나오지만, 실상 부작용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초판 서비스 시행 한 달여에 접어들고 있지만 온라인 초판 서비스에 대해 기업들의 호응도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신문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부처나 정치권에서는 호응이 높지 않고, 반드시 봐야 될 것 같은 곳인데도 초판 서비스가 필요 없다고 하는 곳도 있다”며 “신문이 뉴스의 전부일 때는 초판이 민감했지만 1시간 만에 특종기사도 풀(pool) 되는 상황이라 초판서비스에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원성윤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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