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기자들 "장재구 회장과 결별해야"

반발 부른 회사 매각 결국 무산…한국일보·서경 장 회장 지분 가압류 추진

장재구 전 한국일보 회장(서울경제 회장)이 최근 추진했던 서울경제 매각이 무산됐다. 매각을 반대한 서울경제 비대위는 장재구 회장과 ‘완전 결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경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철균)는 이번 매각의 ‘딜 에이전시’ 역할을 한 김영준 지어소프트 대표가 “서울경제 매각이 무산됐다”고 연락해왔다고 19일 밝혔다.

지어소프트 측은 서울경제 인수를 희망했던 ‘제3자’를 대신해 거래를 대행했으며, 당사자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협상이 끝났다는 것이다.

비대위에 따르면 “서울경제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는 등 부담이 커 인수희망자가 인수를 포기했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 이밖에 매각 조건에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제 인수를 희망한 ‘제3자’에 대해서는 기업의 업종까지 거론되고 있으나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서울경제 경영진도 실체를 모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는 지어소프트에 “서울경제 대표이사에게도 실제 인수자를 밝히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 공적 기능을 가진 언론사를 인수하겠다면 충분한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며 ‘제3자’를 밝힐 것을 요구했지만 끝내 공개되지 않았다.

장 회장 구속 후 동생인 장재국 전 한국일보 회장이 서울경제 이사진을 소집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자 의혹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비대위가 노보를 통해 “회장과 관계를 앞세워 서울경제와 전혀 상관없는 인사들이 사옥을 드나들며 경영을 어지럽힐 조짐이 보인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삼자 이후에는 서울경제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구속수감 중인 장재구 회장은 구치소에 면회를 온 서울경제 경영진에게 매각 추진 사실을 통보하는 등 매각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장 회장은 매각이 성사됐더라도 한국일보 경영권을 되찾기는 무리였으며, 앞으로 재판에서 정상을 참작받기 위해 마지막 묘수를 냈지만 일단 수포로 돌아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매각은 무산됐지만 비대위는 서울경제도 이 기회에 장 회장과 결별해야 한다며 장 회장의 서울경제 지분 가압류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경영진에 요구하고 있다. 현재 서울경제 지분은 장 회장(36.9%), 장재민 미주한국일보 회장(27.7%), 김인영 사장(18.5%), 한일시멘트(7.7%) 등이 나눠갖고 있다.

지금까지 248억원 상당으로 알려진 장 회장의 서울경제에 대한 배임·횡령 혐의는 이미 검찰이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대위는 2000년 장 회장이 서울경제를 인수한 이후 자금 흐름을 추적하면서 추가 배임·횡령 사실에 대한 확인에 들어갔다.

장 회장은 지난 5일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되면서 한국일보 회장직에서 사퇴한 상태다. 판결 결과에 따라 서울경제 회장직 사퇴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철균 비대위원장은 “장재구 회장이 주도하는 서울경제 매각 가능성은 없다”며 “서울경제는 장 회장과 완전히 결별해야 하며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현재 노조원 중심인 비상대책위원회를 전 사원으로 확대 개편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장 회장이 서울경제 매각을 포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한국일보는 이번주 내로 장 회장과 장재민 미주한국일보 회장이 보유한 한국일보 지분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법원에 낼 계획이다. 법원의 한국일보 기업회생 절차 개시는 이번 달 내로 결정될 전망이다. 장우성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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