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앞에서 한국일보 기자들이 장재구 회장 구속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원성윤) | ||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한국일보가 주관하는 ‘고갱전’이 개막했다. 그러나 그 앞을 가득 메운 것은 다름 아닌 한국일보 기자들이었다. 이들은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에 대해 검찰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언론노조 한국일보 지부 소속 조합원 기자들 50여명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장재구 회장은 200억원 가치가 있는 회사 자산을 개인 빚 변제에 쓴 범죄자이며 지난 10년 동안 한국일보 경영을 파탄으로 몰아 간 주범인 동시에 보복인사를 통해 언론의 가치와 편집국의 독립성을 훼손한 파렴치한 인사”라고 지적했다.
지난 7일 장 회장은 창간기념사에서 “(나를 따르는) 순수한 사원들과 새로운 한국일보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에 기자들은 “이는 편집국이 정상적으로 신문을 제작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편집국 밖에서 ‘짝퉁 한국일보’를 만들려는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장 회장은 ‘가지치기’라는 말을 쓰며 직원들을 징계한다고 한 데 대해 기자들은 “우리 회사 구성원 모두가 장 회장의 비리 경영 때문에 회사가 파탄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장 회장의 협박과 회유에 넘어갈리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장재구 회장은 즉각 200억원을 한국일보에 반납하고 회사를 떠나라 △장재구 회장은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경영 파탄의 대가를 치르라고 요구했다.
언론노조 이성주 MBC 본부장은 “한국일보나 MBC 모두 상식에 기댈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며 “법이 있고 집행을 하면 되지만 기득권자들이 법을 능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여기 기자들이 회사를 지키기 위해 집회를 하는데 언론을 바로세우기 위한 과정”이라며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뜨겁게 연대할 것”이라고 한국일보 기자들을 지지했다.
장재구 회장으로 해고된 이영성 전 편집국장은 “장 회장이 뭘 믿고 이러는 것인지 모르겠다. 뻔뻔하고 질기고 지저분하다고 살아남는 세상이 아니다”라며 “재벌 오너들도 법망을 빠져나가려고 해도 빠져 나가지 못하는 상황인데 고작 몇 달 더 버티겠다고 저러는 게 추하다”고 비난했다.
언론노조 정상원 한국일보 지부장은 “장 회장은 단순한 경제사범이다.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하면 된다”며 “검찰이 눈치 보지 말고 빨리 소환해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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