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부장 4명 동반 사직 이유는

"오프라인 신문 발행으로 업무 부담 가중"

이데일리 편집국 주요 부장 4명이 동반 사직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부장, 증권부장, 건설부동산부장, 벤처중기부장 4명은 지난 21일 회사에 사의를 표명했고 25일 사표가 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데일리 편집국 기자들은 지난 28일 기자 총회를 열고 잇따른 ‘줄사표’ 사태의 심각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정경부장이 회사에 사직서를 냈고 기자들도 예년에 비해 다수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데일리는 지난 24일 데스크 및 부장·차장급 기자와 경력기자 모집 공고를 냈지만 기자들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기자들의 잇단 이탈은 온라인에 기반 한 이데일리가 오프라인 신문을 발행하면서 기자들의 부담이 가중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대다수 의견이다. 이데일리는 지난 2011년 7월 무료신문인 ‘이브닝’의 경영권을 인수해 종이신문을 창간한데 이어 지난해 10월 ‘이데일리’ 신문을 창간하며 유료 종이신문을 통해 사세확장에 힘을 기울였다.

한 기자는 “매체 규모 확장을 위해 불가피한 과정일 수 있지만 종이신문을 내면서 업무가 가중되고 기획물 및 특집면 제작 등 수익을 늘리기 위한 부담이 있었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온라인 매체로 성장해온 만큼 이데일리 내부에는 종이 신문 발행에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종이신문을 줄이고 온라인에 집중하는 현 추세를 역행한다는 것이다. 제작비용 대비 수익 증가를 위해 광고 유치가 커진 점도 기자들을 압박했다. 또 기자들 사이에 현행 24면의 종이신문을 32면으로 늘리는 계획을 두고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2010년 말 KG케미칼이 이데일리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사실상 오너 체제로 변한 것도 이유다. 이데일리 한 관계자는 “온라인 중심의 전통적인 이데일리 방식과 새 경영진이 추진하는 방식이 괴리된 데서 온 갈등”이라며 “기존의 데스크들은 초창기 온라인 방식을 유지하고 옹호하지만, 경영진은 이제 막 시작한 종이 신문을 우선순위로 두다보니 의견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노사 모두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 종이신문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온라인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법을 모색중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상 초유의 집단 이탈 사태에 대한 우려를 회사 측에 전달했다”며 “노조도 어떻게 할지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사측도 추후 기자들과 협의해 노조의 요구를 검토할 예정이다. 강진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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