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정신 회복해야 언론위기 극복할 수 있어"
오태규 관훈클럽 신임 총무…한겨레 출신 첫 총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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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태규 관훈클럽 총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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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저널리즘의 기본을 회복해야 합니다.”
오태규 제60대 신임 관훈클럽 총무(한겨레 논설위원)는 2013년 관훈클럽의 역할이 ‘기자 정신의 회복’에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 출신으로는 첫 관훈클럽 총무가 된 오 총무는 “언론과 기자가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때”라며 “그 답은 바로 관훈클럽 초창기 선배들의 정신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언론 상황이 세 가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신뢰의 위기, 영향력의 위기, 존립의 위기’다. 인터넷과 SNS의 등장으로 언론 산업 구조가 변화하고, 광고수익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경영으로 이익 올리기에 매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자들마저 진영논리나 자사 이기주의에 빠져 언론의 역할과 기자 정신을 잃고 있다고 애석해 했다.
그가 말하는 해결책은 관훈클럽 창립 초반 신문윤리강령, 신문편집인협회 등을 만들며 언론의 역할과 발전을 고민했던 선배들의 정신과 흔적을 되짚는 것. 오 총무는 “경영과 구조적인 문제는 경영인과 정책 담당자의 몫일 수 있지만 기자 정신을 되찾는 것은 기자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자신과 회사의 이익보다 정의를 추구하는 언론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되돌아봐야한다”고 말했다.
‘온고지신(溫故知新)’과 ‘법고창신(法古創新)’을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1957년 설립된 관훈클럽의 56년 전통을 이어 그 내실을 충실히 채워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오 총무는 “관훈클럽은 그 전통만큼이나 그동안 59명의 총무들이 폭넓게 고민해오며 훌륭한 일들을 많이 해왔다”며 “새로운 사업만을 추구하기보다 기존에 있는 전통과 사업들을 시대에 걸맞게 변용하고 잘 적응시켜 다시금 빛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견 언론인들의 모임이라는 점에서 관훈클럽을 ‘올드하다’고 바라봐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과 ‘낡았다’는 것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뜻이다. 오 총무는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반드시 낡았다는 것이 아니다. 받아야 할 경험과 지혜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8년 한겨레 창간 이후 한겨레 출신 인사가 처음으로 관훈클럽 총무가 됐다는 점에서 기대감도 남다르다. 주변에서는 관훈클럽이 역사적인 결정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 총무는 “관훈클럽 선배들이 변화를 모색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대단한 결정을 했다”며 “저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보다는 그간 한겨레가 걸어온 길에 대한 언론계 선배들의 긍정적인 평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출신인 제가 관훈클럽 총무가 됐다는 출발부터가 이미 변화의 시작입니다. 이번 인사는 관훈클럽이 외부의 문제제기에 귀를 열어두고 듣는 건강한 단체로서 균형감각과 자정능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변화를 보여주기 위한 변화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반 발짝씩 걸어 나갈 수 있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오태규 신임 총무는 1986년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1988년 한겨레 창간 멤버로 참여했다. 한겨레에서 정치부 차장, 도쿄특파원, 사회부장, 편집국 수석 부국장, 디지털미디어 본부장, 출판미디어국장 등을 지냈고 2006년 관훈클럽 감사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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