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방송, 후보별 시간도 차이"

방송학회 선거방송세미나서 "편파성" 제기

방송 대선보도가 편파적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선거방송 긴급 진단 세미나'에서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대선보도의 문제점이 집중 제기됐다.


△공정성 △균형성 △맥락성에서 지상파 3사 방송의 대선보도를 평가한 이완수 동서대 교수는 방송보도 할당 시간과 영상보도 태도에서 박근혜 후보에 우호적인 '불공정성'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지난 9월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의 방송 3사 저녁 종합뉴스를 분석한 결과다.  



   
 
  ▲ 7일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선거방송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후보별 평균 보도시간은 박 후보가 신(scene)당 50초, 문 후보가 36초, 안 전 후보가 33초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공영방송인 KBS와 MBC가 상업방송인 SBS에 비해 오히려 후보별 보도시간이 더 차별적인 것은 정파성을 벗어나 있지 못하다는 반증"이라며 "인터뷰 순서 역시 여당 프리미엄 관례가 있다 해도 박 후보에게 거의 절대적으로 1순위 기회가 주어졌다"고 밝혔다.


영상보도 태도에서도 박 후보는 웃는 모습을, 문 후보는 심각한 모습을, 안 전 후보는 진지한 모습을 더 많이 다룸으로써 후보의 이미지를 다르게 재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방송은 이미지 매체인 만큼 특정 인물을 어떻게 묘사하고 표현하느냐에 따라 인물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영상처리에 신중해야한다"고 말했다. 후보자 뉴스 구성방식에도 세 후보를 동시에 내보내는 경우가 가장 많았지만 개별 단독보도에서는 박 후보가 가장 많아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뉴스 정보의 다양성이 미흡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뉴스에 등장한 정보원은 평균 2.57명이었지만, 1명의 정보원이 나온 경우가 16%, 2명의 정보원이 33%로 절반에 가까웠다. 1명의 정보원을 활용한 사례는 MBC가 20.8%, SBS가 17.9%, KBS가 7.6%였다. 이 교수는 "정보원이 후보자 개인이나 당 관계자에 편중되어 있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공론장 기능을 제대로 수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의견과 관점이 제시되는 것이 온당하며 뉴스의 다양성은 물론 완성도까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 쉽다"고 밝혔다.


종합편성채널은 적나라한 정치비평 문제가 떠올랐다. 정치비평의 명암을 발제한 이기형 경희대 교수는 "최근 종편에서 제작비가 저렴한 시사토크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는데,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말의 표현과 감정의 자극적인 과잉은 스스로의 위상을 실추시키고 언론의 선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치적 현안을 풀어내는 정론과 논쟁점을 촉발시키는 사회적 '포럼'으로서의 역할을 상당부분 방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거친 관점과 주관이 특정매체가 지향하는 틈새전략이나 노이즈 마케팅의 일부이자 주요 수용자 층의 기대에 부응하는 진술일 수 있다"며 "하지만 언론을 매개로 생성, 표출되는 말과 담화의 질을 낮추고 혼탁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역기능과 퇴행성을 발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의 심의기구의 한계와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논하고 심의 기준과 역할, 위원회 구성 등 균형적이고 독립적인 대안 마련을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수용자와 시민들, 네티즌들 역시 균형적인 판단을 기르기 위해 소비자운동이나 미디어운동 측면에서 자신들의 관점과 요구를 능동적으로 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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