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에 언론자유 운명 달려"

'언론에 재갈을 물려라; 한국 민주주의와 언론 탄압' 토론회

“언론의 자유는 오는 12월 19일 선거에서 국민의 손에 달려 있다.”

민주연구단체협의회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15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개최한 ‘언론에 재갈을 물려라; 한국 민주주의와 언론 탄압’ 토론회는 과거 언론 통제정책과 언론자유 투쟁사를 되돌아보고 미래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유신체제는 국민주권 실종사태’라는 주제로 70년대 자유언론운동을 발제한 성유보 전 동아투위 위원장은 “오늘날은 제3의 민주화운동이 다시 필요한 시대”라며 “87년 6월 항쟁 이후 한국사회의 민주화는 정체되었다”고 주장했다.




   
 
  ▲ 15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토론회 '언론에 재갈을 물려라'  토론회에서 성유보 전 동아투위 위원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성 위원장은 “70년대 자유언론운동 당시 언론자유는 언론인의 손에 달려있다고 오만하게 말했지만, 언론자유는 결코 언론인만의 손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언론 자유는 국민 전체가 나설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언론의 자유는 국민 주권을 위해 개혁되어야한다”는 성 위원장은 3가지 개혁안을 제시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시대 때 만들어진 낡은 비민주적 법들과 시스템의 민주적 혁파 △노동자ㆍ농민ㆍ자영업ㆍ중소기업자를 ‘2등 시민’으로 차별하고 무시하는 경제제도를 바꾸는 것 △어제는 군부, 오늘은 재벌경제 편에서 약자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왜곡하는 한국 언론을 민주주의 사회에 걸맞게 개혁 하는 일이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과 언론노조의 대파업’을 발표한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는 “1987년 6월 항쟁으로 직선제 개헌을 쟁취한 이후 국민이 직접 나서서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는 방법은 선거”라며 “이번 대선은 선거혁명으로 승화돼 언론 자유를 쟁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에서의 KBS, MBC, YTN, 연합뉴스 등 공영 미디어 장악은 낙하산 사장 투입 및 친정부 성향의 간부인사, 노조원 등 비판적인 구성원에 탄압과 징계, 정부 비판 가능성 프로그램 폐지 및 축소, 친정부 홍보 프로그램 편성과 실행의 일상화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신 대표는 “이번 언론 대파업은 언론인들이 총궐기를 하지 않고 시민들도 잘 알지 못해 소극적이었다는 것이 한계”라며 “하지만 방송민주화에 대한 내부구성원들의 각성과 투쟁 경험, 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방송 민주화와 제작ㆍ편성 자율성의 중요성을 공유한 점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박래부 새언론포럼 회장은 “70~80년대 언론 강제통폐합과 해직이 발생할 당시 남은 기자들에게는 특혜와 같은 회유장치가 있었다”며 “과연 그 과정에서 국가의 강압적인 통제만 있었고, 언론사와 언론인들이 그에 화답한 것이 없었는가”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현재는 정치적 통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만 언론 탄압은 자본적 통제와 무관하지 않다”며 “차기정부에서는 언론의 공공성을 강화시키고 유지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선거에 의해 정권교체가 된다 해도 과연 언론이 진정 민주주의화될 수 있을지 낙관하지 않는다”며 “과거 언론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냉정한 평가를 하고, 현실을 직시해 이후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2부에서는 '지역 언론사와 언론탄압의 실태'라는 주제로 지역 언론의 어려움이 토로됐다. 참석자들은 중앙 언론이라는 거대 언론 권력에 비해 관심 받지 못하는 지역 언론의 탄압 사례를 재조명했다. 제주 4.3사건부터 5.18광주민주화운동 등 4.19혁명부터 1980년 언론통폐합, 87년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소개했다.

'부산지역 언론탄압과 언론민주화 운동'을 발제한 박정희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수장학회와 관련된 '부일장학회 강제헌납' 사건부터 국제신문 폐간, 부산일보 편집권 독립운동의 과정을 설명했다. 박 사무국장은 "지역언론의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각성이 필요하다"며 "부산일보가 정수장학회로부터 벗어나 독립적 언론으로 거듭나면 침체된 부산 지역의 활기까지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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