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광고․편성 규제 완화해야"

방송학회 주최 '라디오 방송 발전 방안' 세미나

다매체 시대에 라디오 방송이 발전하려면 디지털 라디오 전환을 조기 실시해야하며 새로운 콘텐츠 개발과 라디오방송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9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 3층 회의장에서 열린 ‘국내 라디오 방송의 발전 방안 모색’ 세미나에서 주정민 전남대 교수는 “라디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고품질ㆍ고기능의 디지털라디오 방송서비스를 도입해 위상을 제고해야한다”며 “올해 말 TV 디지털화 이후에 라디오방송의 디지털화를 조기 실시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은 오디오서비스와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새로운 서비스와 청취자를 확보해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등 새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 9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 3층 회의장에서 열린 '국내 라디오 방송 발전 방안 세미나'에서 사회자인 변동현 서강대 명예교수가 발언을 하고 있다  
 

주 교수는 “라디오는 음악과 보도, 정보제공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개발해야한다”고 말했다. 라디오가 뉴미디어와의 결합을 통해 한층 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존 라디오와 웹 2.0을 활용해 참여ㆍ공유ㆍ개방하는 라디오로 발전시키고, 팟캐스팅을 활용해 라디오방송을 음성파일, 동영상 파일로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스마트미디어를 활용해 라디오방송 파일을 제공하거나 각 방송사 애플리케이션을 적극 이용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라디오 콘텐츠 개발을 위한 다양한 제언이 이어졌다.

정용국 동국대 교수는 “기술적 진보는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라며 “라디오 시장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를 선행해, 젊은 층을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긍정적인 시각에서 라디오의 미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철수 한신대 교수도 “젊은 층 뿐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라디오라는 매체가 중요한 미디어라는 것을 상기시켜줄 프로그램이 개발됐으면 좋겠다”며 “아날로그 시대를 대표하는 라디오와 디지털세대를 대표하는 스마트폰의 결합이 앞으로 큰 화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복 상지대 교수도 “결국 콘텐츠의 질이 관건인 만큼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라디오를 가깝게 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신문을 활용한 교육인 NIE처럼 라디오를 이용한 RIE 교육을 시도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라디오 전환을 위해 사업자와 정부의 태도 변화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 교수는 “라디오방송 사업자는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적극 대응해야한다”며 “정부는 현재 TV와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 라디오방송의 규제를 차별화하고, 라디오방송의 유형을 고려한 새로운 규제체계를 정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시간총량제를 도입해 편성흐름과 연계토록 광고규제를 개선하고, 종합편성의 오락 50% 이하, 전문편성의 해당분야 60%이상의 편성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해야한다는 것이다. TVㆍ라디오 겸영이 아닌 라디오 방송사간 겸영이 가능토록 소유겸영 규제도 완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변상욱 CBS 콘텐츠본부장은 “나꼼수, 이털남 등 팟캐스팅 사례가 제시됐는데 사실 라디오에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포맷이 나오지 못하는 것은 항상 TV와 똑같은 심의, 규제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라며 “라디오 광고의 길이 규제를 다양하게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디오 미디어의 경쟁력 분석 및 광고시장 전략’을 발제한 변상규 호서대 교수는 인터넷 미디어의 광고 매출은 증대하는 반면 라디오 광고 시장은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변 교수는 “영상 중심의 미디어 콘텐츠 환경으로 미디어 이용시간이 한정되면서 매체 간 경쟁이 치열해져 라디오 청취율이 저하되고 있다”며 “고음질과 신기술을 통한 경쟁력 확보로 청취율을 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미디어 믹스를 통한 광고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광고매출 증대를 꾀해야한다”고 밝혔다.

변상욱 본부장은 “라디오를 디지털화하는 과정에서 기존 방송사는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하는데 새 매체들이 진출하면서 광고 등 수익이 떨어져 오히려 버텨내기 힘들 수 있다”며 “그간 청취자를 확보하고 다양한 라디오를 위해 노력해온 전통 방송사들의 입지가 최소한 보장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관우 BBS 보도국장은 “방송법에 전체 광고 중 두 자리 이상의 비율을 라디오에 의무 할당하는 안을 명시하는 등 발상의 전환을 할 수 있다”며 “청취율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정책 당국에서 안정적인 제작환경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철수 교수도 “팟캐스트를 활용한 광고 마케팅도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미나에 앞서 국내 라디오 방송사들은 라디오방송발전을 위한 ‘라디오방송사협의회’ 출범식을 열었다. 라디오방송사협의회에는 경기방송, 경인방송, 불교방송, 원음방송, 평화방송, CBS, YTN라디오 등 7개 방송사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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