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새누리당, 김재철 해임안 부결 개입"
양문석 방통위원 사퇴 기자회견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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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문석 방통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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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MBC 김재철 사장 해임안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위원직을 사퇴했다. 해임안 부결에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과 하금열 청와대 대통령실장이 개입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양문석 방송통신위원은 8일 서울 중구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믿었다가 철저하게 속았다”며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염치와 체면도 없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대신해 수천 명의 전국 MBC 구성원들과 국민께 사죄하는 마음으로 MBC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 책임을 지려 한다”고 밝혔다.
양문석 위원은 과거 MBC 노조 파업복귀 과정에서 ‘상임위원직’을 걸고 업무 복귀를 요청한 바 있다.
양 위원은 “청와대는 MBC파업 장기화에 대한 해결능력 부재로 국민들의 지탄을 피하기 위해 MBC 노조의 선 업무복귀 후 김재철 사장 해임을 약속함으로써 파업을 마무리 지었다”며 “새누리당도 19대 국회 개원협상 최대 쟁점이었던 MBC 문제를 국민의 상식과 순리에 따라 처리하고 언론청문회를 개최한다는 합의문에 서명했으나 그 어떤 것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재철 사장 퇴진 문제를 8월 8일 방문진 이사 구성과 동시에 처리하기로 한 묵시적 약속도 헌신짝보다 못한 처지가 됐다”며 “이후 닭 잡아 먹고 오리발 내미는 말바꾸기로 일관했다가 급기야 모든 약속을 뒤집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김재철 사장 해임은 지난 8월부터 거론되다가 지난 10월 25일 해임결의안 가결이 예정됐으나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8일 오전 해임결의안 상정이 연기됐으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9명 중 5명이 반대, 1명이 기권, 3명이 찬성함에 따라 결국 부결됐다.
양 위원은 “23일 오전까지 방문진 이사들로부터 9부 능선을 넘었다는 소식이 들렸고 방통위도 25일 해임안 처리를 낙관했다”며 “하지만 다음날인 24일 확인국감 도중 ‘어려울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더니 그날 밤 사실상 무산됐다는 소식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10월 25일 해임안이 상정이 무산된 배경에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과 청와대 핵심 인사가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방문진 여당 추천 김충일 이사에게 ‘김재철 지키기’를 요구하는 전화를 했다는 설명이다. 양 위원은 “청와대와 새누리당 개입이 25일 상정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라며 “하금열 청와대 대통령실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이 개입함으로써 MBC는 더 이상 해결되지 못할 나락으로 빠져든 것”이라고 말했다.
거론된 당사자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CBS 보도에 따르면 김 본부장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전혀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출입기자들을 만나 “하 실장과 김 이사가 수십년간 아는 사이로 평소에 전화를 많이 주고받지만 그런 내용의 전화나 문자를 주고 받은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함께 위원직 사퇴를 결의했던 김충식 방통위 상임위원은 방통위 업무의 행정적 책임 상 사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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