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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앞줄 가운데)이 김재우 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앞줄 오른쪽 세번째) 등 이사 9명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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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27일 9기 이사장으로 김재우 이사를 논란 끝에 ‘조건부’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합의로 선출하는 ‘호선’의 기존 관례를 깨고 여야 6대3 구도로 선출, 향후 MBC 문제 해결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불거진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해당 학교인 단국대가 ‘표절’로 결론지을 경우 이사장은 물론 이사직에서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이사장은 “(논문이 표절이라면) 이 사무실(방문진)에 나타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여권 측인 차기환 이사는 “단국대의 논문 심사 결과가 나오면 백지상태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선을 그어 책임 여부를 놓고 앞으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사회는 김 이사장의 윤리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되면서 시종일관 설전이 오갔다. 논문표절 의혹뿐만 아니라 8기 방문진 이사장 시절 사용한 법인카드 과다 사용이 문제였다. 야권 추천인 최강욱 이사(변호사)는 “휴일에 왜 법인카드를 쓰고 와인을 구입했는지, 차는 왜 바꿨는지 해명하라”며 “이 같은 의혹은 형사사건 처벌 사안”이라고 윤리성에 대해 추궁했다.
반면 여권 추천 이사들은 김 이사장을 지지했다. 박천일 이사는 “논문표절은 방문진 이사장의 업무수행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하거나, 김용철 이사는 “나중에 거취 표명하겠다는데 왜 그러냐”, 김충일 이사도 “문제가 공감이 됐으니 믿고 가자”는 등 김 이사장을 옹호했다.
이 같은 여야 6대3 구도는 이사회 시작 전부터 감지됐다. 이사회가 시작되기로 한 이날 오후 3시, 김충일 이사는 “여권 이사(6인)들끼리 따로 모여서 이야기를 하자”며 야권 이사 3인을 배제한 채 약40분 동안 따로 논의를 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고영주 감사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이 같은 행동을 지적하기도 했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첫 이사회 결과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최강욱 이사는 “김 이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들에 대해 추궁해도 시종일관 얼버무리고 넘어갔다”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김 이사장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이사장으로 선출한 것은 국민과 시청자들에게 면구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김 이사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이제 관심은 김재철 MBC 사장의 ‘거취’에 쏠리고 있다.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캠프에서는 정수장학회 문제를 비롯해 9월에 김재철 사장의 거취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참배와 전태일 재단 방문 등 ‘통합’에 무게를 싣고 있는 만큼 박 후보에게 부담이 되는 MBC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이 캠프 쪽에서 흘러나왔다.
그러나 내부에서 MBC 문제 해결 의지가 있는 김종인 공동 선대위원장과 이상돈 정치발전위원으로 대표되는 혁신파와 이한구 원내대표 등으로 대변되는 보수파의 힘겨루기 양상이 계속되면서 복마전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이 선출된 이날 국회에서도 국회 개원 합의 내용을 놓고 설전이 오갔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MBC 방문진의 역사적 소명은 김재철 MBC 사장을 해임하는 것”이라며 “새누리당과 민주당도 원내협상에서 김재철 사장 퇴진을 사실상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곧바로 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에서는 원내협상을 한 적도 없고, 또 김재철 사장에 대해서 퇴진의 ‘퇴’자도 거론한 적이 없다”고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편 방문진은 다음달 6일 MBC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김재철 사장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 배임 의혹과 관련한 소위원회를 꾸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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