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원망 털어버리고 이제 새처럼 가볍게 가시게"
故남근희 경남일보 기자 추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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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남근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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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일보 남근희 기자가 지난 12일 급환으로 별세했다. 35세의 젊은 나이에 처와 딸, 출산 예정인 아기를 두고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남 기자는 1975년생으로 2006년 경남일보에 입사해 취재1부 체육담당으로 일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입사동기인 허성권 기자의 추도사를 싣는다.마지막 남았던 내 동기 근희야!
이렇게 불러 봐도 너는 이제 말이 없구나. 취재 현장을 누비며 바쁜 나날을 보냈던 네가 이제 아무 말이 없구나. 지역언론이 할 말은 해야 지역이 바로 선다던 말로 열정을 대신하던 네가 이제 하늘나라로 가는구나.
어느 순간에도 당당하고 환한 웃음 띠며 씩씩했던 네 목소리는 아직도 옆에 있는 듯한데 남은 기자들은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할 말을 잃어버렸다. 기사 마감하고 같이 술 한 잔 하자던 그 약속 지켜야지.
하늘은 푸르고 햇살은 점점 따뜻해져 가는데 갑자기 너를 위한 추모사를 쓰고 있어야 하는 나 자신을 인정할 수가 없구나. 순식간에 이별이라니 가슴이 찢어지는구나. 네 사랑하는 가족, 부모, 형제, 친구들 모두 억장이 무너지는데 영정사진 속 너만 혼자 웃고 있구나. 불쌍하고 못된 친구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네 어린 딸 남겨놓고 제수씨 뱃속에 또 네 자식 남겨놓고 어디로 가는 거냐.
그동안 걸어온 길 한참 더 갈 지금, 새로운 지역언론 만들어보자던 너는 어디에 가 있느냐. 네 부모형제, 가슴을 부여잡고 저리 애통해 하는데 그 먼 길을 어떻게 가려 하느냐. 기자생활 8년 동안 힘도 들었겠지. 너를 힘들게 했던 숱한 걱정거리와 원망들, 이제 털어버리고 새처럼 가볍게 가거라. 이제 너를 보내지만 치열하고 성실하게 살았던 경남일보 남근희 기자. 보고 싶다. 친구야. <경남일보 허성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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