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순간 기록하는 일에 자부심"

[시선집중 이 사람] 야구선수 출신 인천일보 박영권 사진부장


   
 
  ▲ 박영권 사진부장  
 
1982년 화랑기 대회 4강 전. 경기도 S고 우완 박영권 투수(현 인천일보 사진부장)는 당시 초고교급 투수인 부산고 에이스 박동희 투수와 맞붙었다.

박 선수는 ‘박동희 벽’을 넘지 못하고 1대2로 석패했다. 대회 결승 진출은 좌절됐지만 단국대로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평탄한 야구 인생의 길을 걸을 줄 알았다. 첫 번째 불행은 대학 졸업 후 실업팀에서 시작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닝 제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고교 때부터 혹사당한 어깨에 탈이 생겼다.

야구를 그만 두고 몇몇 사업에 손을 댔지만 이마저도 순탄치 않았다. 그러던 중 1999년  교통사고를 당해 1년 가까이 병원 신세를 져야 하는 두 번째 불행이 찾아왔다.

병마를 싸워 이기는 과정에서 그가 희망을 찾는 곳은 카메라였다. 그렇게 그에게 ‘제2의 인생’이 찾아온 것이었다.

인천일보 박영권 사진부장은 야구선수에서 사업가, 프리랜서 기자 등 부침이 심한 인생을 거쳐 현 자리에 서게 됐다.

박 부장은 “갓 태어난 아들 사진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찍으면서 사진에 취미를 갖게 됐다”며 “나중에 아들과 와이프의 권유로 각종 사진 공모전에 참여한 이후 본격적인 프리랜서 사진작가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작가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스카이라이프 주최 사진 공모전을 비롯해 몇몇 사진 공모전에서 10여 차례 수상하는 등 경력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우연치 않게 인천일보와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인천시 추천으로 3~4년 동안 인천 지역 1백40여 개의 섬을 사진으로 담는 작업을 하게 됐는데 멤버 중 한 명이 인천일보 기자였다”며 “2005년 인천일보에서 제 사진을 보고 기자들을 교육시키면서 3개월 계약직 팀장을 맡아달라는 부탁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인연은 연장돼 어느덧 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박 부장은 요즘도 취재를 위해 야구장을 찾는다. 선수 출신이다 보니 취재 기자들이 놓칠 수 있는 부분도 조언해 준다.

박 부장은 “KBS 이용철 해설위원과 나광남 주심 등은 지금도 친하게 지내는 동료라서 서로 안부를 묻고 지내는 사이”라며 “체육부 기자들이 기사를 쓰다가 경기규칙이나 승부처 등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 가끔 조언을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와 사진기자의 공통점에 대해 “타자들은 장타를 치기 위해 투수들의 실투를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진 역시 좋은 장면을 놓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기다리는 면이 같다”며 “숭례문 방화사건이나 연평도 포격사건 등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하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박 부장은 “언젠가 인천일보를 떠나더라도 노력의 흔적만은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요즘에도 예전 동료들과 사회인 야구팀(윌리스) 멤버로 뛰고 있는 박영권 부장은 2008년 9월 취재 중 기지를 발휘해 바다에 빠진 20대 여성 취객을 구해 화제가 됐다. 김창남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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