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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광헌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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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고광헌 사장은 3일 신년사에서 “지난 한해는 우리에게 부여된 시대적 사명을 흔들림 없이 수행하면서, 한편으로는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기업으로서 노력을 한 결과 목표를 크게 초과하는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지난해 마지막 날 발표된 방통위의 종편 채널 사업자 선정 결과를 보고, 우리의 미래에 많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고 있다”며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미디어시장에 변화의 거센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하지만 이런 변화가 예상된다고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며 “노력하기에 따라서 우리는 밀려드는 이 격랑을 스스로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사실 오프라인 신문 뿐 아니라 대규모 제작비가 들어가는 방송도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는 낡은 플랫폼”이라며 “종편 사업에 뛰어든 기존 보수언론들이 새로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피투성이가 되어 경쟁을 벌이는 동안 우리는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겨레가 뉴미디어 환경에서는 주류언론이 되는 그 원년을 만들어야 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한겨레 사우 여러분!
한겨레의 스물네 번째 새해가 시작됐습니다. 토끼해 새해를 맞아 사우 여러분 가정마다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또 올해 소망하시는 일들이 모두 다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바뀌지 않으면 금방 사라질 것처럼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이 변화의 시대 속에서 지난해는 한겨레가 그 존재감을 잘 드러낸 한 해였습니다. 천안함 침몰에 이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계기로 수구․보수 언론매체들이 이 땅의 힘없는 시민들에게 가해질 엄청난 고통을 외면한 채 무책임하게 전쟁의 참화를 부채질하고 있을 때, 한겨레는 일관되게 제2의 한반도전쟁을 반대하고 평화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여론을 대변했습니다.
이처럼 지난 한해는 우리에게 부여된 시대적 사명을 흔들림 없이 수행하면서, 한편으로는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기업으로서 노력을 한 결과 목표를 크게 초과하는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한겨레가 안팎의 어려운 환경에서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사우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경영진을 믿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준 결과로 생각합니다.
존경받는 신문을 만들자는 저의 요청을 매일매일 구현해 주신 편집국 기자 여러분, 논설위원 여러분, 심의위원 여러분, 그리고 늘 우리 제품의 마지막 공정을 담당한 제작국 직원 여러분, 살벌한 진흙탕 경쟁 속에서 한겨레 콘텐츠로 광고주를 설득해 낸 애드본부 직원들, 3년째 신문 판매혁신에 성공해 회사 경영수지 개선에 결정적 역할을 해낸 독자서비스국 사우들, 올해는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라는 저의 미션을 훌륭하게 성사시켜준 디지털미디어본부 오태규 본부장과 사우 여러분, 3년째 이익을 낸 출판미디어본부 직원 여러분, 몇 년 만에 목표를 달성한 사업국 직원 여러분, 그리고 경제연구소의 활약 또한 한겨레의 저력과 미래를 잘 보여준 획기적인 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실무부서의 업무를 무리 없이 기획하고 지원한 전략기획실, 경영지원실 사우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우 여러분!
많은 사우들께서 지난해 마지막 날 발표된 방통위의 종편 채널 사업자 선정 결과를 보고, 우리의 미래에 많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미디어시장에 변화의 거센 파도가 밀려오고 있습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종편이 무더기로 방송 송출을 시작하면서 바뀌게 될 미디어시장 환경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하고, 그래서 쉽게 그 규모조차 짐작키 어려운 격랑일 것입니다. 방송광고 시장의 수용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무더기 종편 출범은 종내는 종편들 사이에 생존을 건 치열한 광고유치 경쟁을 불러올 것입니다. 이는 결국 광고를 무기로 한 대기업들의 언론매체에 대한 영향력 강화로 이어지고, 나아가 방송을 갖지 못한 나머지 신문들, 작은 지방방송과 잡지 등 작은 매체들부터 영업수지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이점은 쉽게 다 예상이 됩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예상된다고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위기 속에 늘 기회가 함께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때 위기의 강을 건너자고 하고, 고난의 강을 건너자고 한 지가 3년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훌륭하게 잘 헤쳐 왔고 앞으로 올 위기도 잘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저는 자신합니다. 노력하기에 따라서 우리는 밀려드는 이 격랑을 스스로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기회로 만들 수 있습니다. 사실 오프라인 신문 뿐 아니라 대규모 제작비가 들어가는 방송도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는 낡은 플랫폼입니다. 새로운 시장은 다양한 디바이스와 폭넓은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한 온라인에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수집한 정보를 통제하면서 유통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그것은 과거 권력들이 하던 일이었습니다. 이제는 수없이 발생하는 정보를 누가 정확하게 깊게, 유익하게, 빨리 소통하고 공유하게 하는가에 그 성공 여부가 달렸습니다. 한겨레는 이를 조직적으로 해내는 선도 미디어가 돼야 합니다. 회사는 다른 신문사들보다 먼저 그 시장과 미디어 환경을 내다보고 조직적으로 준비해왔습니다. 이런 준비의 결과는 조만간 우리 회사 내에서도 가시화될 것입니다.
종편 사업에 뛰어든 기존 보수언론들이 새로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피투성이가 되어 경쟁을 벌이는 동안 우리는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의 무기는 부지런함과 겸손함으로 엮어지는 소셜 네트워크와 양질의 콘텐츠 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말 미디어비전연구팀에서 마련한 통합뉴스룸 설치 방안은 이런 것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통합뉴스룸은 많은 사우들에게 더 많은 노력과 변화를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이 변화의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뒤로 가는 것이며, 여기에 대응하면 우리는 반드시 앞으로 가게 돼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종편의 물량 공세에 맞설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배포하기 위해서는 좀 더 부지런해야 합니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한겨레를 만들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힘들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한겨레가 뉴미디어 환경에서는 주류언론이 되는 그 원년을 만들어야 되겠습니다.
이제 곧 앞으로 3년간 한겨레를 이끌어갈 차기 대표가 결정되는 선거가 치러집니다. 이 선거가 사원들 사이의 이견을 하나로 통합하는 계기가 되어 차기 대표를 중심으로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서, 우리가 처한 현실을 돌파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지닌 저력으로 볼 때 한겨레는 새로운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사우 여러분!
한겨레의 희망은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누가 가져다주지도 않습니다. 지금 이 앞에 내건 신년 현수막에 쓰여 있는 것처럼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한겨레의 희망이고, 희망의 전사가 되어야 합니다. 올 한해 우리 스스로의 잠재력을 믿고, 옆 자리 동료와 선후배를 믿고 서로 소통하면서 통합해서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사우 여러분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충만하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1월3일
고광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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