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들도 '인권보도상' 수상 거부
한겨레, 한겨레21, 오마이뉴스, MBC 기자·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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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 슈베트홀에서 열린 세계인권선언 제62주년 기념식에서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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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가인권위가 주는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자들이 상을 거부한데 이어 언론인들도 '10대 인권보도상' 수상을 거부하고 나섰다.
한겨레('달동네 빈곤리포트'), 한겨레21('영구빈곤보고서'), MBC PD수첩('민간인 사찰'), 오마이뉴스('제복 입은 시민') 등은 최근 인권위로부터 인권보도상 관련 전화를 받았으나 모두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MBC PD수첩 김태현 CP는 "인권위로부터 수상자 결정 통보도 아닌 '상을 주면 수상하겠느냐'는 전화를 받았다"며 "이에 거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김 CP는 "인권위로부터 수상자 후보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은 11월초부터 수상을 거부한다는 방침을 세웠었다"며 "인권위는 독립기구로서 행정부나 외부 권력의 눈치를 안보는 인권을 위한 '국가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김소현 기자는 "현병철 위원장이 인권위원장으로서 자격에 미달한다고 판단한다"며 "이주노동자방송국, 동성애자인권연대 등 행동하는 양심들이 이미 수상을 거부했고 저 또한 그들의 양심을 지지하기에 더더욱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겨레21 안수찬 사회팀장은 "인권상황이 나아지는 것을 바라며 주는 상이 인권보도상일 것"이라며 "인권에 걸림돌이 되는 인권위가 주는 상을 받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는 "개인적으로는 인권보도상을 받는다는 것이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이 상을 받는 것이 수많은 인권운동가들에게 누가 되는 것 같아 받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16일 '기자생활 10년만에 첫 '보도상'...얼떨떨하지만 '현병철 인권위' 상은 사양합니다'라는 글에서 "저는 현재 인권위가 겪고 있는 파행의 궁극적인 책임이 현병철 위원장에게 있다는 인권단체들의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위원장께서는 왜 전국의 인권단체들이, 수많은 인권활동가들이 인권위를 외면하고 '인권위 정상화'를 그토록 부르짖고 있는지에 대해 진정으로 겸허하게 스스로를 되돌아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해마다 인권신장에 기여한 언론매체에 주는 '10대 인권보도상' 수상작을 공식발표해 왔지만, 올해는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시상식도 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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