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수단으로 쓰인 외국인학교

제241회 이달의 기자상 전문보도 영자신문부문 / 코리아타임스 강신후 기자


   
 
  ▲ 코리아타임스 강신후 기자  
 
“기자들은 다 그렇게 사세요?” 취재를 갔던 한 외국인학교 과장의 경멸하는 눈빛은 2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또 다른 외국인 학교를 갔을 때는 4~5명의 안전요원들에게 둘러싸였다가 “내가 잘못한 게 있다면 경찰서에 가서 따지자”고 소리치며 벗어났던 적도 있다.

이뿐이 아니다. 작년 6월 강성종 의원이 횡령을 했다는 외국인학교 취재로 만난 강 의원에게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말을 했을 뿐인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비리에 연루된 외국인학교 관계자들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 공무원들의 반응은 한 술 더 떴다. “문제는 있는 것 같은데 회계장부를 못 읽겠다”, “섣불리 감사를 나갔다가 결정적인 것을 못 건져 과잉조사를 했다는 비난을 받으면 책임지실래요?”라는 신경질적인 말들.

그러면서 몇 달 후 다른 매체가 본지 기사를 받아쓰면 “○○○○에는 잘 나와 있던데 그때 좀 말씀해주시지”라는 어이없는 변명까지 늘어놓기도 했다.

이처럼 문제가 있는 외국인 학교 관계자들의 냉담한 반응, 교육당국자들의 비상식적이고 납득할 수 없는 답변들과 싸워 나가야 했기에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길고도 고달픈 시간들을 견뎌 내야만 했다.

누군가는 영어매체의 한계가 아쉽다고 말씀하시기도 하지만 전달 언어가 영어든 한글이든 진실은 하나이고, 반드시 승리한다는 사실을 영자지 기자이기 때문에 더욱 더 절실히 경험하고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외국인학교의 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관련자들이 구속되기도 했고, 버티고 보자던 공무원들은 “기자님 덕분에 외국인학교 제도가 많이 개선됐다”는 말과 함께 미안한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앞으로도 코리아타임스의 보도로 부정부패가 척결되고 사회가 변화되는 데에 다소 많은 시간이 걸리고 속도가 더딜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진실은 결국 드러난다는 경험을 수차례 했다. 그러기에 진실보다 때론 거짓이 난무하는 뉴미디어시대에 이 세상을 조망할 수 있고, 진실을 퍼 담을 수 있는 나만의 ‘잔’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할 수 있을 것 같다.

끝으로 15년 만에 이뤄진 현역국회의원의 구속이 검찰의 수사가 아닌 언론보도로 비리가 밝혀져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인정해주시고 알려주신 기자협회에 심심한 감사의 뜻을 전한다. 코리아타임스 강신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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