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해직 2년 버팀목은 '희망펀드'
해직기자 6명 생활비 지원 시민·노조 기금
2008년 10월부터 2년간 7억1천만원 집행
‘YTN의 마음, 희망펀드를 아시나요….’
지난 2008년 10월6일 노종면 전 노조위원장과 우장균, 조승호, 현덕수, 권석재, 정유신 등 기자 6명이 “낙하산 사장 반대, 공정방송 사수”를 외치다 해직되는 아픔을 겪은 YTN.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치열한 싸움을 펼쳤던 YTN 사람들은 여전히 해직기자 6인이 돌아오기만을 가슴 졸이며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해직기자 6인이 굳센 싸움을 펼칠 수 있도록 ‘희망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희망펀드란 해직기자들의 생활비를 보존하는 일종의 노조 기금이다. 또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후원하는 시민 기금이기도 하다.
지난 2008년 10월15일 해직사태 일주일 만에 조성돼 그 해 10월25일을 시작으로 해직기자들에게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 총 7억1천만원에 달하는 기금을 집행했다.
노조 계좌에 조합원 1백여 명이 한 달에 10만원 이상을 희망펀드로 내놓고 있고, 몇몇 기자는 이와 별도로 거액을 쾌척하기도 했다. 또 다른 계좌에는 언론 관련 단체와 시민 1백여 명이 지속적으로 낸 후원금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해직기자는 “희망펀드가 없었다면 아마도 대다수의 해직기자들이 지금보다 더 힘겨운 시절을 보냈을 것”이라며 “항상 조합원과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9월 해직기자 6인은 동료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희망펀드를 언급하며 “해직 6인에 대한 여러분의 염려와 격려에 보답하는 길은 굳은 심지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믿으며 시간을 버텨내고 있다”고 쓰기도 했다.
YTN 사원들은 이 희망펀드를 말 그대로 ‘희망’으로 여기고 있다. 펀드를 통해 누구보다 힘겨워할 해직기자들을 위로하고 또 그들이 복직할 때까지 가열차게 싸울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노종면 전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해직기자 대부분은 1996년 IMF 외환위기 당시 동료, 선후배들과 어려움을 함께 견뎌낸 경험이 있다. 당시 해직기자들은 누구보다 선후배들을 챙겼다. 그렇게 따뜻한 정을 주고받던 선후배들이다.
그래서인지 기자상, 특종상으로 받은 상금까지 쾌척하는 기자들이 대부분이다. 또 한 기자는 출판물로 얻은 인세를 희망펀드로 내놓기도 했다. 희망펀드가 ‘YTN의 마음’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하성준 노조 사무국장은 “희망펀드는 해직기자들과 조합원을 이어주는 끈”이라며 “해직되는 순간부터 조합원들 모두가 해직기자들의 임금을 책임져야 할 의무를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해직기자들이 항상 마음의 짐을 지고 있다고 말하는데 오히려 우리가 그들에게 진 빚이 더 많다”며 “우리의 대표격인 해직기자들이 복직돼 돌아올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왕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