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미디어홀딩스 등 미디어 지주회사의 1인 소유지분을 방송법 개정을 통해 제한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국회에서 관련 법안 발의를 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9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최문순 민주당 의원 주최 '지주회사 체제에서 SBS 독립경영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최 의원은 "미디어 지주회사의 1인 소유지분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세환 민주당 의원과 유일환 창조한국당 의원 등과 함께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유영주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위원도 이날 "민영방송의 정체성을 되찾고 독립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방송법 개정과 함께 강력한 규제·진흥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며 같은 주장을 펼쳤다.

유 위원은 이날 발제문에서 "방송의 공적 책무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업화에 따른 미디어의 황폐화를 초래한 만큼 지상파 방송사업자에 한해 1인 소유지분을 20%(현행 40%) 초과할 수 없도록 방송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또한 지상파 방송사업자를 소유 지배하는 미디어 지주회사의 1인 소유지분을 30% 초과 소유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태영건설은 지주회사인 SBS 미디어 홀딩스의 지분 61.2%를 보유하고 있으며, SBS 미디어홀딩스는 SBS 지분 30.3%를 갖고 있다.

만약 방송법이 최문순 의원 발의대로 개정된다면 태영건설은 SBS 미디어홀딩스의 지분 31.2%를 처분해야 한다. 또한 지상파 사업자의 1인 소유지분이 20%로 낮아지면, 홀딩스는 10.3%의 SBS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이는 SBS 미디어홀딩스 및 대주주의 경영 간섭을 통해 사실상 공공재인 지상파 방송 SBS가 장악되고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유영주 위원은 "윤세영 (주)SBS 회장은 (주)SBS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고 아들인 윤석민 (주)태영건설 대표이사는 SBS 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며 "윤세영-윤석민 부자가 SBS 미디어홀딩스를 통해 SBS 미디어그룹을 완벽하게 장악했다"고 말했다.

또한 "윤세영-윤석민 부자가 인사권을 발동, 회전문 인사로 가신체제를 구축했다"며 우원길 SBS 사장과 하금열 전 SBS 사장의 사례를 들었다.

부자 세습 체제를 통한 지주회사의 지상파 방송사 경영 간섭이 결국 방송의 공공성을 떨어뜨리고 있고, 질적 저하를 낳는다는 주장이다. 지상파 방송의 지주회사라면 사회 공익성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디어 지주회사에도 방송발전 기부금 등을 부과해 공익재단에 출연토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유 위원은 "지상파, 종합편성, 보도전문채널 사업자와 이를 소유 지배하는 미디어 지주회사의 설립 기준을 엄격히 하고 재허가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또한 지상파방송사업자의 매년 기부금 공제 후 세전이익 15%를 공익재단이 출연함으로써 사회적, 공적 책무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지주회사 지분을 처분하는 방식이 아닌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기식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은 "증자를 통해 SBS 미디어홀딩스의 자본여력을 확대하고 이를 SBS와 계열사에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왕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