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스포츠 경기를 공동 중계키로 합의했다. 2018년 월드컵에 대한 중계권 협상은 복원된 코리아풀을 통해 추진된다.

한국방송협회(회장 김인규)는 20일 지상파 3사가 추후 방송법이 정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스포츠 경기를 순차적으로 중계방송하고 비용도 균등 부담하는 노력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상파 3사는 SBS의 밴쿠버 동계올림픽 및 남아공월드컵 단독중계를 놓고 KBS와 MBC가 SBS를 사기 및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소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또한 방통위는 SBS가 타방송사와의 중계권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과징금 19억7천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이번 합의에 따라 KBS와 MBC는 SBS를 상대로 한 월드컵 단독중계에 따른 형사고소를 즉각 취소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방통위 과징금은 유효하다.

SBS가 2016년까지 남은 올림픽(3경기) 및 월드컵(1경기)의 단독중계를 포기하고 KBS 및 MBC와 협의를 거쳐 공동중계를 하기로 한 것은 실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SBS는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과 북한, 일본 등이 본선에 진출해 사상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방송 시간대 역시 저녁시간이 많아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높았다.

이 때문에 SBS는 코바코 추정 7백억원 안팎의 광고매출을 올렸다. 협찬 수익을 감안하면 총 9백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FIFA에 지불한 1천억원에 달하는 단독중계권료 제작비용을 합하면 손실을 겨우 면한 수준. 또한 공공전시료 요구 등 무리한 행보 등으로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다.

SBS로서는 월드컵처럼 단일 종목이 아닌 다양한 종목이 동시에 펼쳐지는 올림픽(2012 런던) 중계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이번 월드컵에서 보듯 수익 창출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SBS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을 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지상파 3사의 합의에서 보듯 KBS와 MBC 쪽에서도 월드컵과 올림픽은 중요한 행사다. 또한 SBS 단독중계 논란에서 KBS와 MBC의 대응도 문제가 있었다는 의견도 많다. 최근 케이블과 지상파간의 재전송 갈등에서 3사가 같은 입장에 처해 화해 무드가 급물살을 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SBS 한 관계자는 “방통위의 시정명령이 12월에 끝났지만 앞으로 지상파가 구입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데 공감해 3사가 같이 가자고 판단한 것”이라며 “지난번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 단독중계는 SBS가 의도적으로 그런 상황을 만든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민왕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