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향·한겨레 배제 언제까지

경제개혁연구소 '재벌의 언론지배에 관한 보고서' 분석

이건희 회장 사면·복권 시기 조중동 80억〜1백억원
경향·한겨레 2년9개월째 광고 중단…이미지광고 뿐




   
 
   
 
2007년 10월29일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 1차 기자회견’ 이후 삼성광고가 조·중·동에 상대적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그룹에 고비가 닥칠 때마다 모든 신문사에 광고량을 늘리던 ‘포지티브’ 방식에서 비판적인 신문에는 아예 광고를 집행하지 않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변화해 ‘선택과 집중, 배제’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09년 12월29일 이건희 회장의 사면과 올해 3월 그룹 복귀 시점에는 조·중·동에만 삼성광고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 두 기간(2009년 9월~12월·2010년 3월~6월) 조선은 99억원, 중앙은 91억원, 동아는 80억원 등 막대한 금액의 광고를 수주했다.

이 같은 사실은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가 8일 발표한 ‘재벌의 언론지배에 관한 보고서’ 중 ‘삼성그룹의 각 신문사별 광고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2007년 10월29일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1차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 비자금을 폭로하기 전 조선과 중앙에는 9월 10억원, 10월 7억1천만원이 각각 집행됐다. 동아는 8억9천만원(9월)과 6억3천만원(10월)을 집행했다. 11월과 12월에도 이들 신문에는 5억원에서 10억원 사이의 광고를 줬다. 그러나 경향과 한겨레는 11월 각각 1억4천만원과 3천만원이 집행됐으며 12월에는 아예 광고를 끊었다.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2007년 1〜10월까지만 해도 삼성그룹은 신문광고비 총액의 9.67%를 조선에, 8.14%를 중앙에, 8.23%를 동아에, 5.37%를 한국에, 5.17%를 경향에, 5.45%를 한겨레에 집행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조·중·동의 비율은 크게 늘어난 반면 경향·한겨레는 급감했다. 2008년 삼성그룹의 신문광고비 총액 비율은 조선(9.62%), 동아(8.77%), 중앙(8.19%), 한국(5.41%)순이었다. 경향은 0.03%, 한겨레는 0.01%로 급락했다.

2009년에는 조선 12.47%, 중앙 10.94%, 동아 10.44%로 2〜3% 늘어났고 경향·한겨레는 각각 0.03%, 0.02%를 기록했다.

일례로 이건희 회장이 사면(2009년 12월29일)되기 전인 2009년 9월부터 12월까지 조선은 무려 48억6천만원(9월 10억2천만원, 10월 10억8천만원, 11월 12억1천만원, 12월 15억5천만원)을 수주했다. 중앙은 총 41억5천만원(9월 10억원, 10월 8억5천만원, 11월 10억6천만원, 12월 12억4천만원), 동아는 총 36억2천만원(9월 7억7천만원, 10월 7억8천만원, 11월 7억4천만원, 12월 13억3천만원)이었다.

2010년 3월 이건희 회장의 그룹 복귀 시점을 시작으로 광고물량이 조·중·동에 집중되기도 했다. 조선은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51억원, 중앙은 49억4천만원, 동아는 44억7천만원을 수주했다. 경향·한겨레는 각각 1억1천만원에 불과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삼성 등 대기업이 비판적인 신문에 대한 배제 전략을 노골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라며 “이 결과 비판적인 신문들 스스로가 삼성 보도를 자제하며 자기검열을 하는 등 우리 사회의 독립적이고 비판적인 언론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왕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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