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 월드컵’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번 월드컵을 단독중계한 SBS에 대한 평가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SBS는 이번 월드컵 중계로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을까.
FIFA만 흑자?월드컵 독점중계 및 대표팀의 선전으로 광고를 싹쓸이하다시피 했던 SBS가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대기업이 월드컵 기간 광고 물량을 많게는 3백% 가까이 늘려 투입했지만, FIFA(국제축구연맹)로부터 7백50억원 이상 주고 구입한 비싼 중계권료를 충당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평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이하 코바코)와 방송업계에 따르면 SBS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7백억〜8백억원의 방송광고를 수주한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협찬 수익과 IPTV, 인터넷 등 타 미디어 판매 중계권료까지 합치면 1천억원 안팎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SBS는 월드컵 중계를 위해 중계권료를 비롯한 제작비 1백억원, 방송발전기금 등 부가비용 2백억원 등 총 1천1백억원 안팎을 써 큰 손실은 입지 않게 됐다.
그러나 2분기 기업으로부터 월드컵 광고를 대규모 수주해 3분기에는 기업 광고 집행이 위축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 대기업 홍보팀 관계자는 “이번 월드컵 광고를 위해 월평균 광고집행비를 초과해 집행했다”며 “하반기 물량까지 끌어다 쓴 만큼 많은 기업들이 광고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의 조사에서도 현대자동차는 월 평균 광고액(27억7천2백만원)의 2백60%인 72억2천3백만원, 기아차는 월평균 광고액(26억원)의 1백15%인 29억8천9백만원을 월드컵에 써 과다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사의 한 간부는 “SBS가 방송 3사 공동중계 때보다 2배나 높은 가격을 주고 중계권을 구매해 무리한 광고 수주를 한 측면이 있다”며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고 말했다.
16강이라는 좋은 성적에도 불과하고 이렇다 할 흑자를 내지 못한 SBS. 이 때문에 실제 수혜자는 중계권료를 비싸게 판 FIFA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평균시청률 최고 65.3%경제적 이해 득실을 떠나 이번 월드컵 단독중계가 SBS 채널 이미지 상승에 기여했다는 지적도 있다.
SBS 한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이번 단독중계로 채널 이미지와 브랜드 상승 효과가 컸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경쟁방송사에 비해 소수 인원으로 큰 대회를 치렀다는 자신감도 생겨났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서울방송’이라는 지역방송 이미지를 탈피했고 만년 3위 방송사 이미지를 벗어났다는 얘기다.
일례로 한국과 우루과이의 16강전 경기 중계의 평균시청률은 65.3%(AGB닐슨), 수도권시청률은 평균 67.1%로 1997년 역대 최고 시청률인 KBS 드라마 ‘첫사랑’의 65.8%를 넘어서는 등 시선은 SBS에 집중됐다.
하지만 상업방송, 스포츠채널 이미지로 고정됐다는 비판도 많다. 동아일보 허엽 문화부장은 24일자 칼럼 ‘SBS 단독 중계의 후유증’에서 “‘지상파 스포츠 채널’로 불리고 드라마와 예능의 흐름도 끊어졌다”며 “메인 뉴스도 월드컵 뉴스 비중을 높여 고정 시청자의 혼선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실제 SBS는 간판뉴스인 8시 뉴스의 월드컵 뉴스 비중이 13일 최고 90%에 달하는 등 스포츠 뉴스를 방불케 했다는 지적이다.
동종업계와 여론이 SBS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SBS로선 부담이다. 중계권 다툼의 당사자인 KBS와 MBC는 물론 각종 종합일간지들은 SBS를 비판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거리응원 상업성 논란, 공공전시권 논란, KBS MBC와의 갈등, 지역민방과의 전파료 배분 문제 등을 비롯해 SBS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얼마를 벌어들이느냐가 기사의 초점이 돼 SBS의 상업성이 이례적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또한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SBS의 상업성을 질타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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