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사장 우원길)가 2010 남아공 월드컵 단독중계로 광고특수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타 언론사 취재방해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시청률 조사 결과 12일 한국-그리스전은 59.8%의 시청률을 기록한데 이어 이 경기에서만 2백억원 가량의 광고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일 KBS 등 경쟁사의 거리응원 취재를 방해, 뒤늦게 보도자료를 내고 이를 해명하는 등 단독중계의 폐해를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이다.
◇KBS, 블로거 미디어몽구 등 취재 방해=블로거 미디어몽구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12일 서울 코엑스 앞 응원전 관계자들은 KBS 기자와 VJ, 블로거 기자들이 취재를 하려고 하자 이를 통제했다.
KBS 기자 등이 “여기가 SBS가 산 땅이 아니지 않느냐”고 항의하자 안전요원들은 “안되면 SBS에 가서 싸우라”며 제지했다. 또 다른 안전요원 역시 “SBS만 중계권이 있어 모든 방송은 일절 안 되고 사진촬영도 안 된다”며 “위에서 전달받은 사항이다. 만약 촬영을 하려면 SBS에 중계료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일이 블로거 미디어몽구의 영상을 통해 공개돼 논란이 일자 SBS는 14일 뒤늦게 해명글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다.
SBS 측은 이날 “진행 요원들에게 취재진 비표 발급을 안내하고 자유로운 취재를 보장하도록 교육했지만 일부 요원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미숙하게 대응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거리응원 취재를 희망하는 매체에 대해서는 아무 제한 없이 비표를 발급함으로써 자유로운 취재를 허용했다”고 해명했다.
또 “17일 열리는 아르헨티나 전에는 더욱 뜨거운 취재 열기가 예상되는 만큼 거리 응원 행사를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 최대한 취재의 편의를 제공하고 모두가 즐기는 축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그리스전 시청률 59.8%, 광고 2백억원=시청률 전문조사기관인 TNmS에 따르면 12일 오후8시30분 방영된 한국-그리스전의 시청률은 59.8%, 순간 최고 시청률은 70.8%까지 치솟았다. 또 한국-그리스전에 이어 중계한 나이지리아-아르헨티나전도 시청률 26.4%를 기록했다. 광고 시청률도 최고 44.1%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SBS가 그리스전에서만 2백~3백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한국경제신문 등에 따르면 1백90분간 방영된 그리스전 경기중계에는 19분 분량의 광고가 편성됐다. 15초당 9천2백만원인 광고가 76개 판매된 것이다. 이렇게 따지면 광고수익은 70억원이다.
그러나 월드컵 한국전 광고는 다른 프로그램에도 광고를 붙이는 3억8천만원 짜리 패키지 광고여서 업계에서는 SBS의 그리스전 광고 수입을 2백18억원으로 추정한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전과 나이지리아전 등 남은 2경기에서도 4백억원에 달하는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2백억원을 상회하는 추가 광고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북한전 3경기 등을 합하면 총 64개의 월드컵 경기에 대한 광고판매 금액은 1천억원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언론들은 SBS가 올리는 높은 광고 수익에 반해 시청자 서비스는 부족하다고 성토했다.
일례로 한국-그리스전 직후 박지성 선수와의 인터뷰는 오디오 사고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전 때는 해설이 이중으로 방송돼 SBS가 사과 문구를 경기 도중 자막으로 내보냈다. 김병지 해설위원의 해설 등 중계 수준 논란도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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