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가 21~24일까지 ‘아시아 태평양 통신사 기구 특별정상회의(OANA Summit Congress·이하 OANA)’를 개최한다. 아·태 지역은 물론, 유럽·아프리카 지역 대표단까지 37개국 48개 통신사 대표단 90여명이 참석한다. 연합은 이를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
15일 연합뉴스 박정찬 사장은 “이번 OANA를 통해 연합뉴스가 글로벌 미디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통신사로 발돋움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사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아시아 태평양 통신사 기구 특별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올해는 연합뉴스가 창사 30주년이 되는 해로 ‘국제적인 미디어’로 발돋움하자는 목표로 개최하게 됐다. 1980년대 초 OANA 이사회가 한국에서 열렸다. 당시는 이사회를 개최하는 것도 벅찬 시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가 많이 발전했고 미디어 역시 그렇다. 이번 대회는 이사회가 아니라 정상회의다. OANA 쪽에서 보더라도 1961년 창립된 이래 전례 없이 큰 행사다.
이번 대회는 뉴미디어 시대에 통신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라는 고민으로 시작됐고 따라서 주제도 ‘도전과 기회’로 아·태 지역 통신사들이 서로 살 길을 모색하고 상생·교류하자는 취지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호주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러시아 터키 같은 G20 국가의 통신사들과의 친선을 넓히는 계기를 만든다는 의미도 있다. 회사 차원에서 보자면, 이번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아·태 통신사 48개사와 영상·기사를 교류하는 MOU를 체결할 것이다.
-OANA에서 각국 통신사 정상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생각인가. 아·태지역 통신사들은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이 IT와 접목해 뉴스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에 놀라고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번 방문을 통해 그들은 한국 뉴미디어의 현주소를 보게 될 것이다. 일례로 버스를 타고 장거리를 이동하면서 ‘브로드밴드’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방송되는 현지 뉴스를 보여줄 것이다. 그 외에 IT 기반으로 한 뉴미디어의 움직임에 대해 설명하고 이에 대해 시연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다.
-아·태지역에서 연합뉴스는 어떤 위치에 있나. 우리나라의 IT 기반은 세계 최고다. 때문에 뉴미디어 뉴스서비스는 이미 세계 탑 클래스다. 규모 면에서 보자면 아·태 지역에서는 중국 신화통신, 일본 교도통신,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 그리고 연합뉴스다. 탑 3, 탑 4라고 본다. 특파원 수나 기자 수 등은 신화나 교도에 못 미치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어디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얘기할 수 있다.
-연합뉴스가 교도·신화와 경쟁하고 더욱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멀티미디어시대에 재래적인 미디어, 리턴 미디어를 상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보도채널·아이폰·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다양하게 우리가 만든 콘텐츠를 국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보도된 영상을 VOD로 만들어 필요한 미디어에 공급도 해야 한다. 뉴미디어 시대인 만큼 국기기간통신사의 고민은 국민의 알권리를 어떻게 하면 보장할 수 있겠느냐이다. 알권리를 보장해 주는 것이 우리들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콘텐츠로 24시간 방송을 하는 것이 국민의 알권리를 가장 잘 보장해 주는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다시 말해 기사, 사진에서부터 영상까지 모든 부분에서 멀티미디어로서 우리나라 미디어의 인프라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글로벌 통신사들에 비해서는 역부족이다. 이번에 기조연설을 하는 올리버 보잇 배럿(미국 오하이오주 볼링그린대학 교수·기조연설자)의 구분에 의하면 통신사 규모는 인터내셔널(international), 리저널(regional), 내셔널(national)로 나뉘는 데 연합뉴스는 리저널 뉴스통신사라고 생각한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뉴스를 선도하는 위치로 자리매김을 해야 한다고 본다.
-1987년에 이미 OANA와 관련된 석사 논문을 썼다고 들었다. 영국 웨일즈 대학(카디프 대학)에서 ‘아시아 퍼시픽 뉴스 네트워크 평가’라는 석사학위 논문을 썼다. 당시는 ‘新 국제 정보 질서’에 대한 논란이 많았던 때다. AP, 로이터, AFP 등 큰 통신사들이 전 세계 뉴스를 장악하고, 자기들 중심을 기사를 쓰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다. 이런 상황에서 약소 통신사들의 기구라 할 수 있는 OANA가 왜 필요하며 또 어떤 기능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 연구했다. 우리의 눈으로 보고, 우리의 입으로 말하는 것이 정당한 것이다. 하지만 OANA는 1961년 만들어져 50년간 활동했는데도 큰 발전을 못했다.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서 변화의 계기를 만들자는 것이다. 거대 통신사들에 의한 국제 뉴스의 흐름이 아니라, 우리의 시각으로 보자는 얘기다.
-임기 중 비전이 궁금하다. 1978년 언론계에 몸담았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인터넷, 모바일 시대가 왔다. 앞으로 또 어떤 변화가 올지 모른다. 어떤 변화가 오더라도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 뉴스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 전통적인 방식과 인터넷, 영상, 모바일을 더한 방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기술투자가 있어야 한다. 특파원들도 늘려야 하는 시점에 있다. 뉴스 인프라의 역할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한다.
-보도 공정성을 위한 의지에 대해서도 묻고 싶다. 지난 1월20일자 기자협회보의 전국 지역신문 편집국장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합뉴스는 신뢰도 면에서 한겨레에 이어 2위, 영향력에 있어서는 조선일보, KBS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속보는 (여론조사를 한다면) 단연 1위이다. 객관적 보도를 위해서 내부적으로 편집위원회 기능도 활발히 하고, 또 수용자 권익위원회의 의견도 충실히 듣도록 하겠다.
<OANA는>
OANA는 1961년 12월 아시아 지역 자유진영 통신사 간의 유대 강화와 뉴스교류를 목적으로 태국 방콕에서 창립된 ‘아시아 통신사 기구(Organization of Asian News Agencies)’를 가리킨다.
우리나라는 연합뉴스로 통합된 옛 동양통신이 처음부터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OANA는 이후 20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1981년 11월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제5차 총회에서 공산권 통신사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이 과정에서 기구의 공식 명칭을 ‘아시아ㆍ태평양 통신사기구(Organization of Asia-Pacific News Agencies)’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신화사통신과 구소련의 타스통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베트남의 국영 베트남통신(VNA), 몽골의 몬짜메통신, 아프가니스탄의 박타르통신, 라오스의 KPL통신 등 9개사가 신규 회원으로 등록했다.
OANA는 동서(東西)로는 일본에서 터키까지, 남북(南北)으로는 인도네시아에서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지역을 망라하고 있으며, 현재 33개국 41개 뉴스통신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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