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노사, 파업 직전 잠정 합의
사측 '콘텐츠운용위원회' 구성 등 노조안 수용
SBS 노조가 지난달 29일 90.9%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파업안을 가결시킨 가운데 사측과의 막판 협상에서 ‘콘텐츠운용위원회’ 등을 설치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우원길 SBS 사장과 심석태 SBS 노조위원장은 7일 오후 4시30분부터 8일 새벽 1시까지 8시간이 넘는 마라톤협상 끝에 SBS 콘텐츠의 계열사 헐값 판매를 제도적으로 막는 콘텐츠운용위회 구성, 본부장 중간평가제 강화 등 2009년 임금 및 단체협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콘텐츠운용위원회는 노조가 운용위 개최를 요구하면 7일 안에 열고, 콘텐츠 판매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상호 협의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노조가 자료를 요구하면 사측은 성실히 제공해야 한다.
노조는 ‘콘텐츠운용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SBS 콘텐츠를 계열사에 제값 받고 판매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면서 “늘어난 수익을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재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노조는 그간 사측이 SBS 콘텐츠를 계열사에 헐값 매각함으로써 대주주의 이익 챙기기를 돕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계열사는 막대한 수익을 챙겼고 계열사 주식을 다량 보유한 대주주에게 큰 수익이 돌아갔다는 것이다. 반면에 SBS는 손익분기점에 허덕이면서 비상경영에 시달렸다.
본부장 중간평가와 관련해서는 노조의 비밀보장 요구가 받아들여졌다. 다만 중간평가 회수는 기존대로 임기 중 1회 실시하기로 했다. 또 임금은 동결하고, 위로금 100%를 지급하기로 했다.
심석태 노조위원장은 “막판까지 각 부서별로 파업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해오는 등 조합원들의 의지가 단단했다”며 “장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발판을 만든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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