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드컵 중계권 경기별로 팔겠다"

KBS·MBC에 "중계희망 경기·가격 써보내라"
중계권료 올리기 위한 상업적 행보 비판 거세

‘월드컵 중계권 통째로는 못 판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 문제로 KBS, MBC가 SBS와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SBS가 ‘경기별 판매’를 제안했다.

즉 월드컵 전체 중계권을 N분의 1로 나누는 방식이 아닌 ‘한국-아르헨티나 전’ 등 개별 경기를 구매하라고 통보한 것이다.

KBS와 MBC 관계자들에 따르면 SBS는 26일 양사에 제안서를 보내 △구매 희망 경기 △중계 희망 채널 △구매 희망 가격을 적어 다음달 1일 오후 5시까지 답변해달라고 밝혔다.

SBS는 이 제안서에서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 가치 상승 부분 △각종 비방 보도로 인한 SBS 손해 부분 △공동중계에 따른 SBS 불이익 부분 등을 포함시켜 희망 가격을 제시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SBS는 협상 전제조건으로 △SBS 비방보도에 대한 적절한 조치 △비방보도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KBS와 MBC는 SBS의 이런 제안에 일단 답변서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개별 경기 구매 제안이 ‘중계권료 올리기용’ ‘협상 지연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KBS 한 관계자는 “SBS가 제안한 내용을 보면 무리한 요구들이 많아 협상 지연용 제안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며 “KBS의 기본 입장은 방송권을 N분의 1로 나눠야 한다는 것으로, 다각도로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MBC는 KBS와 약간의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경기별 구매의사가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합리적인 가격이어야 한다는 전제를 달고 있다.

‘공동중계에 따른 SBS 불이익’, ‘비방보도로 인한 SBS 손해’ 등 산출 불가능한 부분까지 SBS가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MBC 한 관계자는 “SBS가 요구한 대로 개별적 항목은 합산해 금액을 제안할 계획”이라며 “다만 계량화와 증빙이 필요한 부분은 SBS가 입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결국 SBS는 중계권 전체 판매가 아닌 개별 판매를 통해 남아공 월드컵 차별화 전략을 택한 셈이다. 그러나 KBS MBC 양사의 자사 비판보도까지 희망 가격에 포함시키라고 밝히는 등 감정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SBS 홍보팀 관계자는 “공문 내용을 자세하게 알지 못한다”면서도 “KBS, MBC 양사가 대답할 일만 남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왕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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