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에 의한 SBS 방송장악 막겠다"
노조, 29일 파업 찬반투표 결과 따라 파업 강행
SBS 노조가 ‘대주주 전횡 저지’ ‘자본으로부터의 방송독립’을 기치로 파업 깃발을 들었다.
노조는 22일부터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 29일 투표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며 가결될 경우 합법적인 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22일 노보를 통해 “SBS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본 권력’에 의한 방송장악의 심각성이 KBS, MBC, YTN에서 벌어진 ‘정치권력’에 의한 방송 장악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다”며 “대주주에 의해 철저히 장악된 SBS가 시청자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파업을 위해 각 부분별 조합원 간담회를 가졌으며 지주회사 전환 이후 대주주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SBS의 현실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대주주인 SBS 미디어 홀딩스 윤세영 회장 일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경영과 방송의 분리·독립을 주창하며 만들어진 지주회사가 오히려 SBS 본사를 ‘대주주 이익 챙기기’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SBS의 한 기자는 “지금 SBS는 회장의 한마디 말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어 사장에게 교섭 권한이 있는지조차 의문스러운 구조”라며 “사측은 대주주 전횡 방지의 최소한의 장치인 콘텐츠운용위원회 구성조차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파업 찬반투표를 앞두고 부장급 조합원들의 노조 탈퇴를 권하는 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파업 찬반투표가 공고된 다음날인 18일부터 각 부문별 부장급들에게 조합원 자격을 정리할 것을 종용했다”며 “사측의 부당노동행위가 계속되면 노동청에 형사고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심석태 노조위원장은 노보에 올린 글에서 “이번에 우리가 힘 있게 파업을 결의해 내지 못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노조는 분열되고 약화될 것”이라며 “사측이 우리의 말 뒤에 행동으로 나설 용기와 힘이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나서는 이상 우리 앞에는 주저앉거나 떨쳐 일어서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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