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한푼 안 낸 토플 주관사

제230회 이달의 기자상 전문보도부문 / 코리아타임스 강신후 기자

“Have you failed TOEFL test?(토플 시험을 망쳤던 적이 있나요?)” ‘토플 시험을 주관하는 미국 교육평가원(ETS)이 응시료 수익에 대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롤란드 데이비스 영국문화원장이 저녁식사 자리에서 우스갯소리로 물어본 말이다.

ETS 장학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해 취재원까지 섭외해주고 여러 가지로 협조했던 대행사에는 냉혹한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이 토플을 가장 많이 보는 국가이기 때문에 받은 것을 돌려주고자 장학사업을 한다는 ETS 측의 말은 쉽사리 와 닿지가 않았다.

이들이 한국에서 얼마나 벌기에 한국 사람들의 토플 사랑이 감사하다며 40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준다고 선전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ETS의 실수익을 알기 위해서 총매출과 지출을 조사해서 계산하기보다는 국세청에 물어보는 것이 훨씬 간단할 것 같았다. 그리고 토플 수익에 대한 세금이 여태껏 부과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부터는 ‘수입이 있는 곳에는 세금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한 데스크의 굳은 신념이 이번 기사들을 쏟아내도록 만들었다.

조세전문가들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고, 2007년에 ETS 한국지사가 있는 사실도 몰랐던 국세청도 ETS가 교묘하고 괘씸하게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ETS 측은 국세청의 조사결과에 따르겠느냐는 질문에 한국의 세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국세청 담당 사무관은 계속 조사하고 있지만 세금을 부과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며 아직까지도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납세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대다수의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국세청이 너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ETS 또한 한국에서 받은 것을 돌려주고자 장학사업을 한다는 말에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면 한국 응시자들이 정말로 원하고 있는 응시료를 내려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고정 사업장이 없어서 여기서 벌어들인 수입에 대해서 세금을 낼 필요가 없었다는 말은 더 이상 꺼내지 말아야 하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말이다.

세금을 내고 있지 않는 ETS 문제를 기자보다도 더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번 기사들을 만들어주시고,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독려해주시는 오영진 부국장에게 감사드린다. 코리아타임스 강신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