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선덕여왕’이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들이 듣고 싶고, 보고 싶어 하는 현실을 역사라는 창을 통해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시대를 살았던 정치인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말이다.
드라마 속 진흥왕의 대사 가운데 현 정부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될 구절이 있다.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고, 시대의 주인이 된다.’ 여기서 말하는 사람이란 권력자의 측근을 의미하지 않는다. 권력에 붙어 또 다른 권력을 탐하는 사람도 아니다. 국민들의 뜻을 받아 권력자에 직언하고, 국가의 방향을 바로잡아 가는 사람을 의미한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선덕여왕’이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며칠 전 개각과 함께 청와대 홍보라인 인사가 있었다. 이동관 홍보수석, 박선규 1대변인, 김은혜 2대변인, 박흥신 언론비서관, 이성복 국정홍보비서관 등이다.
면면을 보면 새로운 얼굴은 없다. 자리이동에 불과했다. 현 정부의 회전문 인사의 전형이다.
청와대 홍보라인의 역할은 국정 운영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과 귀를 열어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하고, 국민의 소리를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하는 자리다. 바로 국민과 대통령 사이에서 소통의 메신저 역할을 해야 하는 자리다.
지금까지 청와대 홍보라인이 보여준 문제해결의 방식은 이념 대립 확산과 신공안정국 조성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광우병 파동으로 촉발된 촛불시위와 주요 언론사 낙하산 투하 과정에서 발생된 국가적 혼돈 사태를 해결하는 방식은 한결 같았다. 서울 광장에서 촛불을 들어도 잡아가고, 인터넷에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써도 공안의 감시 대상이 되고 있다. 대화보다는 압박을, 설득보다는 강요를 통해 권위와 단절의 길을 걸은 것이다.
기존 청와대 홍보라인이 그렇게 폄했던 사건들의 결과는 어떠한가? YTN 구본홍 전 사장은 자진사퇴했고, 정연주 전 사장, 신태섭 교수, 미네르바는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법원 판결 뒤 당시 청와대 홍보라인은 침묵했고, 책임지는 공직자는 아무도 없었다.
새로운 청와대 홍보라인은 국민과 언론을 상대로 대립하는 1년6개월 동안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음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국민들이 평안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정책을 위해서라도 홍보라인부터 통 크게 변해야 한다. 좌파언론 기자든, 우파언론 기자든 가리지 말고 많이 만나고 경청해야 한다. 이는 국민의 소리를 듣는 첫 번째 소임이다. 그래야 청와대홍보시스템이 바로 서고, 제대로 된 언론정책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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