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남봉우 내일신문 정치담당 편집위원

수상작 9편중 4편이 취재보도 부문...경쟁 치열


   
 
  ▲ 남봉우 내일신문 정치담당편집위원  
 
취재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기사상 경쟁 또한 갈수록 치열해진다. 더 좋은 보도를 위해, 더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해 현장을 누비는 기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올해 첫 보도를 대상으로 한 제19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취재보도부문 13편을 포함 56편의 보도가 출품됐다. 평균치 이상이다. 이중 기자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보도는 모두 9편이다. 특히 취재보도부문에서 4편의 수상작이 나와 취재현장의 열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입증했다.

YTN의 ‘롯데월드 건물 안전 심각한 위험’ 보도는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놀이시설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버젓이 은폐한 기업의 안전불감증을 잘 고발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KBS의 ‘대한민국 미술대전 및 미술계 비리의혹 추적보도’도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계속 보도됐다고 해도 예술계의 권력화 문제는 계속 감시해야 될 영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SBS의 ‘대법원장 세무신고 누락 및 계약서 파기’에 대해서는 심사위원 사이에 의견이 엇갈렸다. “사회 지도자에 대해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맞지만, 고의성이 적어 보이는 부분을 너무 크게 부각시킨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대법원장의 세무신고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장시간 취재한 공은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감을 얻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조선일보의 ‘남북어부 최욱일씨 31년만의 탈북’ 보도는 자칫 1차 예선에서 걸러질 뻔 했으나 본심에서 구제됐다. “조선일보와 탈북자 돕기 기관간의 기획특종 냄새가 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외교부 직원의 잘못된 행태를 잘 고발했다”는 점이 더 공감을 얻었다.

기획보도 신문 통신 부문에는 두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서울신문의 ‘법 따로 현실 따로’는 올 대선에서 가장 이슈가 될 UCC(자기 제작 동영상) 관련 부분의 제도적 문제점을 잘 포착, 다른 언론에 앞서 보도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경향신문의 ‘공적개발 원조 시리즈-한국 이제는 돌려줄 차례다’는 공적개발의 목적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잘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첫 번째 사례로 든 필리핀 철도지원 사업의 경우 출퇴근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행정당국의 고민과 이로 인해 보금자리를 떠나게 된 도시빈민의 삶을 균형있게 다루지는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KBS의 ‘시사기획 쌈 김&장을 말한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사기획 쌈’의 다른 작품에 비해 취재밀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법조계 내 권력화된 최대 법률회사를 깊이 있게 해부했고, 쌍방대리 문제도 적절하게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인천일보의 ‘뉴코아 아울렛 암구호 방송은 거짓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양심고백을 했던 아나운서가 말을 번복하는 상황이지만 다른 언론들이 ‘암구호 방송이 인명을 살렸다’는 식의 미담기사를 뽑아놓고 후속 취재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문제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 호응을 얻었다.

지역기획보도 부문의 부산일보의 ‘신음하는 주거복지’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주거극빈층의 삶을 직접 체험하고, 직접 통계기법까지 보태 기사의 품질을 높였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5편이 출품됐던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과 1편이 출품된 지역기획보도 부분에는 수상작이 나오지 않았다. 평이한 주제에 기획도 기존의 보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평이었다. 기획보도 신문 통신 부문에 출품됐던 중앙일보의 ‘북한 파워그룹 대해부’와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 출품됐던 순천KBS의 ‘GS칼텍스 기름유출사고 오염보고서 조작’은 기자상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본선 기준치를 넘어서지 못해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지면을 빌어 심심한 격려를 전한다. 한국기자협회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