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K 1030 콜로키엄’ 이게 무슨 소린가? 암호문 같은 이름을 들고 한국기자협회가 이야기마당을 펼쳤다.
콜로키엄 colloquium은 우리말로 토론회를 뜻하고, JAK는 한국기자협회의 영문 약자라고 한다. 1030은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한다는 의미란다.
‘JAK 1030 콜로키엄’은 그러니까, 한국기자협회의 회원 기자들에 의한, 기자들을 위한, 기자들의 이야기마당이다.
오전 10시 30분이면 하루 중 가장 활력이 넘치는 시간. 이때 기자들이 모여서 ‘우리끼리’ 나눠야 할 이야기가 무엇일까. 직업의 특성상 남의 이야기를 신물이 나도록 듣고 또 전달해야 하는 기자들이 굳이 새로 만들어 내야 할 이야기는 어떤 것인가.
지난달 31일 기협 회장실에서 열린 제1회 콜로키엄은 여기에 답하고 있다. 방송사 국장급 간부와 8년차 신문기자를 비롯한 6명의 기자는 ‘우리가 우리 문제를 논의해야 할 때’라는 데 하나같이 공감했다. 저널리즘의 위기에 대한 외부의 지적은 무성한데, 막상 그 일로 밥을 벌며 삶을 꾸려가는 당사자들인 기자들은 성찰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상황! 이를 기자들 스스로가 깨트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저널리즘이 위기냐, 아니냐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수요자인 독자, 시청자의 불신이 극심하다는 점만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시점에 와 있다.
이 불신의 원인에 대해선 여러 가지 언론 내외부적 상황 변화를 들 수 있겠으나, 뼈아픈 것은 상당 부분 언론 스스로가 자초했다는 것이며 기자들은 그 흐름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권력의 강압에서 자유로워진 반면 자본의 간섭이 언론의 자유를 좀먹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자 사회는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매체들이 무한 경쟁을 벌이는 사이에 일부 기자들은 소속 매체와 사주의 이익에 갇혀 조직에 충성 경쟁을 했고 대다수 기자들은 이에 눈을 감았다.
사회가 급속하게 변화하는 데도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보도로 이를 선도하기는커녕 뒤를 쫓아가면서 딴죽을 걸었다.
과연 이것만이 한국 기자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는가. 좀 더 긍정적인 얼굴은 없는가. 아니, 이보다 더 심하게 일그러진 모습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계적으로 멀티 플레이어 기자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데, 우리의 기자 선발과 운용은 아무 문제가 없는가. 각 분야마다 취재, 보도 환경이 바뀌었다면 신문편집, 방송제작 스타일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 것인가.
기자들이 비로소 ‘나’의 얼굴을 돌아보며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한 것, 이것이 기자 콜로키엄의 의미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하다 보면, 결국 ‘이 땅, 우리 시대 이 땅의 모둠살이 문제’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한 줄의 정확하고 공정한 기사를 위해 사흘 밤낮을 바치는 기자정신은 껴안고 가야 한다. 그 구체적 방법을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한다. 기자 콜로키엄의 내용은 이제부터 채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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