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여기자들의 활약이 도드라지고 있다. 이는 기존 남성 위주의 인사시스템에서 벗어나 능력 중심으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언론재단(이사장 정남기)이 올 3월말을 기준으로 전국 3백2개사 언론관련 종사자(4만1백16명)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와 비교해 여성 종사자의 수는 7.3%(5백96명) 증가한 8천6백53명(21.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여성 인력의 진출이 증가한 가운데 내일신문 이옥경 편집국장, 한겨레 권태선 편집국장에 이어 세계일보 황정미 기자가 정치부장으로 승진되는 등 활동 영역과 폭도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진출 규모에 비해 여기자들이 회사 내의 주요 간부(부장급 이상)로 활동하는 경우는 매우 미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18일부터 19일까지 중앙 종합지 11개사를 조사한 결과, 편집국 내에서 부장급 이상으로 근무하는 여기자는 총 15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11개 종합지 전체 편집국 내 부장급 이상 간부 2백27명의 6.6%에 불과한 수치다.
각 사별로 편집국 부장급 이상 여성 간부 현황을 살펴보면, 경향신문 1명(매거진X팀 유인화 부장) 국민일보 2명(이은경 심의실장, 김혜림 문화생활부 부장) 내일신문 1명(이옥경 편집국장) 동아일보 1명(정성희 교육생활부장) 문화일보 1명(신세미 a.m7 문화부장) 서울신문 2명(함혜리 파리특파원, 허남주 주말매거진 2팀장) 세계일보 1명(황정미 정치부장) 조선일보 2명(박선이 문화부장, 박은주 엔터테인먼트부장) 한겨레 3명(권태선 편집국장, 문현숙 여론매체부장, 윤강명 디자인팀장) 한국일보 1명(서화숙 여성대기자) 등 10개사 총 15명이다. 이와 달리 중앙일보는 편집국 내 부장급 이상 여기자는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부장급 여기자들이 문화부 등 일부 부서에 집중, 배치된 것도 또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런 배경에는 무엇보다 과거 ‘술·밥’ 등으로 대표되는 남성 위주의 ‘취재 관행’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일례로 과거 정치부의 경우 정치인들의 집을 시시때때로 돌아야 할 뿐만 아니라 골프와 술로 대표되는 ‘사적 스킨십’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일부 경영진들은 “과거 보수적인 인사 관행도 문제지만 개인 경력관리를 위해 일부 부서로 스스로를 국한하려는 여기자들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며 “인사 책임자로서 정치·경제·사회부 등 다양한 부서를 경험한 기자에게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맡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여기자협회 홍은희 회장(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중간 관리자로 올라가기 위해선 내부 이너써클에 들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우리 언론의 경우 남성 위주로 운영되다보니 용이치 않다”며 “아울러 여기자들도 예전에 비해 많이 개선됐지만 좀더 조직 내에서 희생정신과 책임의식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취재부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